파이어족(FIRE)이 목표인 사람들을 위한 조언
서른셋의 이른 나이에 나는 첫번째 직업인 IT 분야에서 은퇴했다.
중학생 때 결정한 진로였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이 분야에서 병역특례로 군대 의무를 마쳤고 나름 고액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총 경력은 7년,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며 (기존 연봉의 2배, 20년 전 억대연봉이었으니 적은 액수는 아니었다)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박차고 나와, 나는 그야말로 '야생'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모아놓은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같은 분야 창업도 아니었다. 나는 그야말로 꿈과 희망 하나만 믿고 '어린 치기'로 사표를 던진 것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의 길' 이라는, 무엇보다 강한 믿음이었다. 지금 당시를 떠올려봐도 한편으로는 신기할 따름이다. 어떻게 그렇게 무모하면서도 불안할 수 있는 주변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을까. 나는 진짜 괜찮았지만 주변 지인들, 가족과 친구는 내 걱정을 많이 했다.
(이때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났는데 아내만은 나를 믿었다. 좀 단순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나는 '마음'이 모든 '현실'보다 앞선다는 것을 믿었고 믿음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 '나의 길'을 믿고 따른다면 경제적인 자유 또한 뒤따르게 되어있다.
이 글의 앞에서 '나의 길' 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길은 '경제적 독립'만을 뜻하지는 않았다.
나는 내 영혼이 원하는 길을 따라 걸었다.
그 길은 울창하고 빽빽한 숲을 헤치고, 때로는 없던 길을 내며 겨우 뚫어낸 길이었다.
처음 나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침내 문제를 해결해냈다.
그런 결과로 돈보다 먼저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었다. 경제적인 자유는 그 다음 순서였다.
돈이 충분하면 시간이 없다.
대부분의 사업가, 고액연봉자들의 삶의 모습일 테다. 물론 빡빡한 경제적 여건이거나 부족한데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더욱 많다.
시간이 충분하면 돈이 없다.
미취업자들, 흔히 백수라고 하는 분들이다.
아주 흔한 현상 중 하나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시간이 자유로우면서 충분한 경제적 여력이 있다.
비교적 근래에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FIRE -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조기은퇴자 - 라 부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수입보다 작도록 지출을 줄인다.
돈이 일하게 한다 - 금융소득이 점점 더 늘어나도록 투자한다.
금융소득(수입)이 지출보다 커지면 FIRE 가능한 상태다.
우리같은 일반인, 서민들이 결국 FIRE가 성공하도록 하는 핵심요건인 <금융소득이 지출보다 크게 키우기>에는 대부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빠르면 10년, 아니면 15년에는 가능할까? 오랜 인고의 세월을 지난 만큼 목적을 달성한 기쁨은 크기만 할까?
다음의 기사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35세 은퇴, 천국일 줄 알았는데 지옥"… 파이어족의 뒤늦은 후회 - 글로벌이코노믹
기사 내용에 의하면 돈으로부터의 자유에 성공한 파이어족들이 여가 시간만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우울증을 앓거나 다시 일터로 복귀하게 되었다고 한다.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얻게 될 결과임은 너무 당연하다. 결국 우리는 다음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돈이 우선시 되어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 혹은 '자신의 삶'이다.
당신의 '삶의 목적' 은 무엇인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그 삶에는 경제적 자유가 주어지더라도 공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첫번째 가치가 '돈'인 것처럼 살아간다. 특히 국제적인 설문 조사 결과 한국인들의 그런 경향이 더욱 크다고 하니 안타까운 심경이다.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참 청개구리 같은 삶, 어찌보면 역발상이라 할 만한 삶의 궤적을 그려온 듯하다.
어릴 때부터 생각했다. 어째서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가고 대학에 맞춰서 취업을 하고 먹고 살기 위해 공무원 준비를 하고 - 맞지도 않는 적성에 - 그렇게 살아갈까?
그래서 나는 진짜 원하는 전공만 공부했고 그런 회사에 취업했고 그보다 더 원하는 방향의 일을 하기 위해 명상을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과 상담이라는 시장에 뛰어들어 창업했다.
결국 원하는 삶을 살았고 시간의 자유를 먼저 얻었고 나름의 경제적 자유도 획득했다.
AI와 로봇이 미래의 노동을 대신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보편적 고소득을 얻게 되리라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 최근 화제가 되었다.
정말 그럴까?
자기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면 보편적이든 고소득이든 다 소용없다. 인간은 우울의 먹구름과 안개 속에 헤매게 될 뿐.
또한 우리는 지금 과거 어느 왕족의 풍요보다 더 큰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결핍 때문이다.
모든 과정들을 뒤집어보자.
'당장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지', 학생의 경우에는 '내 성적이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지? (학과 선택은 후순위, 중요하지 않음)' 이 아니다.
결국 궁극의 질문, 마법과 같은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스물다섯부터 나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금방 답을 찾았느냐고? 절대 아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고 또 묻기를 수 천 번 반복했다. 내가 경험했던 과거의 모든 사건들 - 나를 진정으로 기쁘게 했던 - 에 대해 돌아보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나는 그 모든 경험들에서 힌트를 얻으려 애썼고, 기쁨과 빛이 되어준 경험들에서 작은 퍼즐 조각이라도 맞춰보고자 지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5년 뒤, 나는 적어도 방향을 찾을 수는 있었다.
방향은 찾았지만 다시 나는 난제에 빠졌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방향을 찾은 사람이라면 엄청난 축하를 받아야 마땅하다. 반 이상은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 없기에, 남은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기에.
(방향을 찾은 후 구체적인 일로 이어지기까지 3년이 더 걸렸고, 그 때 나이 서른셋에 직장생활을 미련없이 그만둘 수 있었다. 그 때 당시에 '확신이 모든 것' 이었다.)
만약 여러분이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실에서 길이 열리기 위해서는 '마음의 길'이 먼저다. 마음의 길이 먼저 열리면 현실에서도 길은 열리게 되어 있다.
진정 '나의 길'을 찾아 나설 때 행복도 시간도 돈도 뒤따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