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Spir e Dition X Mar 14. 2024

[e] 혼자 두지 말아요. 사랑받고 싶어요.®

■ 사랑하는 당신에게 손을 대었네.


에바 : 왜 저런 걸 <음란물>을 갖고 있니?  

케빈 : 모으는 거야.


에바 : 왜 모으는 건데?                               

케빈 : 이유 없어. 그게 이유야.   

                                                                                                          「 영화, 케빈에 대하여 



https// : 아이는 엄마를 괴롭히는 게 아니다. 엄마 곁으로 더 가까이 가고 싶은 것이다 .com


케빈의 답은 사이코패스의 궤변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의 주제는 케빈이 아니다. 

사랑하는 자식이지만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는 내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때때로, "진실은 정답이 아니다." 

케빈은 자신의 욕망을 모르고 아이들은 욕망의 목적 <이유>을 모른다. 아이들에게 욕망은 그저 수단으로 이용할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저 장난감이 왜 필요한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난 지금 저 장난감이 내 손에 있었으면 좋겠는걸. 그렇다면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쯤에서 시작이다. 사줘. 사줘. 사줘.  소리 지르기. 생떼 드러눕기.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아이에게 들린 장난감은 얼마 안 가 아이의 관심에서 벗어난다. 아이들에게 욕망은 가득 차 있을 때는 조용하게 만들지만 부족하게 느껴질 때는 예외 없이 소란스럽게 한다.  


아이들은 관심이 필요하면 이유도 없이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행동으로 대신 말하는 성향이 있다. 어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를 괴롭히고 여자아이가 화를 내면 남자아이는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여자아이가 화를 냈다는 사실보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남자아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자신의 감정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문제는 욕망이 수단으로만 이용될 때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이 무지하다는 것. 이렇듯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니 그 행동 자체를 진심으로 보면 안 된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손을 대었네. 

아이는 엄마를 괴롭히는 게 아니다. "엄마 곁으로 더 가까이 가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미운 행동 속에는, 

"나를 혼자 두지 말아요. 사랑받고 싶어요." 라는 말이 숨겨져 있는지 모른다. 


그런 의미로 아이가 미운 짓을 한다면, 

화를 낼 상황이 아니라 "책임감을 느낄 시간이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e] 난 좋은 엄마가 아니었어. 그래도 엄마잖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