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8
오늘도 걸어가면서 긴 생머리에 넉넉한 티셔츠, 그리고 레깅스를 입은 여자애를 봤다. 까만 긴 생머리는 흔하지만 매력적인 머리스타일이고 꽤나 많은 남자들의 이상형이 되곤한다. 나역시 마찬가지인데 남들이 다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스스로를 부정하지만, 검정 긴 생머리는 예외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이전에 엄마는 긴 생머리를 하고 다녔었다. 나이를 하나씩 세보면 지금 내 나이보다 어렸으니까, 엄마라곤 하지만 아직 젊은 아가씨였다.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엄마는 짧은 머리를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머리를 길러보니 나역시 긴 생머리 관리가 얼마나 힘들고 귀찮은지는 알겠다만, 어린 시절의 나는 긴 생머리 엄마를 좋아했다. 그리고 엄마한테 물어보기도 했었다. 엄마는 왜 긴 생머리를 안하냐고.
이제는 2~3년은 지나야 긴 생머리가 된다는거, 그리고 그게 쉽지 않다는걸 알지만 그때는 선택하면 바로 긴생머리가 되는줄 알았었다. 그리고 그때 엄마는 나한테 그렇게 말했었다. 엄마는 아줌마니까 이제 아줌마처럼 다녀야지.
어릴 적부터 엄마가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듣곤했다. 친구들도 그랬고 주변에서도 그랬다. 내가 예쁘다고 하는 것보다 엄마가 예쁘다는 말은 더 듣기 좋았다. 나에 대한 칭찬은 그저 당황스럽고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뚱하게 있을 뿐이었으니까. 엄마가 예쁘다 그러면 활짝 웃게 되었던 것 같다. 너가 생각해도 그렇지? 라는 생각이었다.
#썸네일
뒤풀이. 우리는 엄청 힙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