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vol.1 예고편]
최근 흥미로운 통계 자료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국내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였다. 확인해보니 대부분이 새 가구를 구입하거나 기존 가구를 재배치 또는 커튼, 블라인드 등의 소품을 변경하는 작업을 '셀프 인테리어'로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해당 항목들이 '인테리어' 보다는 '스타일링'(또는 '데코레이션')이라고 알려진 영역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들은 주위 지인들의 이야기 또는 SNS, 블로그의 '셀프 인테리어' 후기에서도 흔히들 발견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기존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새로운 가구를 구입 또는 소파 및 쿠션 등을 바꾸고 '셀프 인테리어'를 했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셀프'로 마루를 직접 철거하고 재시공 한것을 '셀프 인테리어'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셀프 인테리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서로 다른 작업 범위의 일을 하나의 호칭으로 부르는 혼동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DIY', '셀프 인테리어'가 화제가 되면서 이를 다루는 매체들이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을 정확히 구분해서 사용하려는 노력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에 큰 원인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국내에서 유독 혼동이 생기는 이유가 있는데, '스타일링'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대부분 '인테리어' 전문가가 '스타일링' 작업까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둘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인테리어' 전문가와 '스타일링' 전문가를 정확히 나누어 줄 자격증 또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 둘을 나누기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경계가 모호한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을 어떻게 구분하는 것이 좋을까? 이번 팩트체크에서는 '셀프 인테리어'와 '셀프 스타일링'의 정확한 경계를 위해 작업 범위와 정의를 서로 비교하고 그 범위를 정의하고자 한다.
'셀프 인테리어'의 정확한 정의와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의 정의와 작업 범위를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는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을 어떤 방법으로 구분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는데, 해외에서는 주로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링'이라는 용어 대신, '데코레이션(Deco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스타일링(Styling)은 색, 디자인, 실루엣 등 여러가지 요소로부터 유행형의 옷을 만드는 것을 말하고, 데코레이션(Decoration)은 장식이라는 뜻으로 실내를 무엇으로 장식하다·진열하다 등의 뜻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스타일링(Styling)보다 데코레이션(Decoration)이라는 단어가 더욱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스타일링이란 단어는 인테리어 이외의 영역에서 더 다양한 의미로도 많이 사용된다. 때문에 지금부터는 이해를 돕기 위해 '스타일링' 대신 '데코레이션'의 단어를 기준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스타일링'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데코레이션'의 의미로 생각하기 바란다.)
해외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방법으로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을 구분하고 있었는데, 용어의 정의, 교육 과정, 작업 범위로 구분하고 있다.
-용어의 정의
'인테리어'는 공간을 계획 및 설계하여 전체 공간의 기능과 성격/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 작업
'데코레이션'은 세련되거나 아름다운 소품, 물건을 통해 공간을 장식 및 꾸미는 작업
-교육 과정
'인테리어'는 특정 교육 및 공식 교육이 필요하며 컬러 및 패브릭, CAD, 공간 계획과 건축 등의 공부를 말한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교육 과정 이수 및 시험을 통한 자격증이 있어야만 '인테리어' 관련 작업을 진행 할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있다. (예. 워싱턴 DC)
'데코레이션'은 별도의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자격증 또한 반드시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
-작업 범위
'인테리어'는 식당, 호텔, 의료, 사무실, 상업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의 작업
'데코레이션'은 주로 주거 공간의 작업
외적으로 '인테리어'는 건축가와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밀접하게 협력하여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데코레이션'은 대부분 구조가 완성된 후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가구 디자이너 또는 인테리어 전문가와 함께 협력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인테리어 전문가를 고용하는 상황은 구조 변경이나 기능적인 부분에 변경이 필요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벽을 제거, 배관 이동 또는 창문을 추가하는 작업을 원할 때를 말한다. 데코레이션 전문가의 경우에는 구조적 또는 기능적으로는 변화가 필요 없지만 직접 접촉하는 텍스처(Texture)와 관련된 벽지, 페인트 및 가구, 소품 등을 선택할 때 같이 일을 하게 된다.
사전적 의미를 검토했을 때
'스타일링'이라는 단어보다
'데코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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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인테리어'를 공간의 기능/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한 공간 계획 및 설계 작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데코레이션'은 소품, 물건을 통해
공간을 장식하거나 꾸미는 작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해외의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의 정의와 구분법을 알아보았는데, 국내 상황에 적합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인테리어브라더스에 가입되어 있는 국내 인테리어 및 스타일링 전문가에게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의 정의와 작업 범위를 문의 해보았다. 총 두 명의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보았는데, 건축&인테리어 전문가인 아뜰리에 롱고의 고영욱 소장과 raum4 & a_scape의 박희령 소장에게 각 각 문의하였다.
과연 국내의 전문가는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을 어떻게 구분하고 있을까?
아뜰리에 롱고의 고영욱 대표
"주거 공간의 경우 에너지 손실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단열, 창호 및 주방, 화장실 공사 등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공사들은 주거의 목적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통한 변화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해당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과 성격에 맞게 조명 및 콘센트, 스위치를 교체하는 작업은 스타일링을 통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기존의 스위치 커버를 교체하는 것이 아닌 스위치의 개수 및 위치를 변경하는 작업이라면, 이는 스타일링이 아닌 인테리어에 해당하는 작업이라고 보는 것이 옳은 구분 법입니다."
즉, 인테리어는 공간을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공간을 변화시키는 방법, 스타일링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에 맞게 공간을 변화 시키는 방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a_scape & raum4의 박희령 대표
"요즘은 플랜테리어라고 하여 식물을 이용한 스타일링과 인테리어를 접목하는 것이 트랜드 입니다. 예전과 같이 단순한 화분을 놓는 것만이 아니라 스타일링의 요소로 활용하여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는 방법입니다. 단순히 인테리어만 하고 끝내는 것보다 스타일링을 통해 공간에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좀 더 세련되게 정리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스타일링은 인테리어로 완성된 기능적인 공간을 보다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소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의 기능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스타일링은 기능적인 공간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인테리어는 공간 컨셉에 맞게 디자인하고 마감재를 선택하여 시공 하는 것, 스타일링은 인테리어가 완성 된 공간에 가구, 소품 등을 이용해 공간을 풍요롭게 꾸미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국형' 인테리어의 작업 범위
지금까지 국내 및 해외의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의 정확한 작업 범위를 알아보면서 가구 재배치 등의 작업은 '데코레이션'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인테리어' 용어 사용에 혼란을 주는 요소가 있다. 바로 '도배', '장판'이 그것이다.
'도배', '장판' 등의 작업은 의미 상 "텍스처를 통해 공간을 장식 하는 작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데코레이션' 작업에 포함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도배', '장판'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국내에서는 인테리어 작업에 일부 데코레이션 작업이 포함되어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인테리어 전문가가 데코레이션까지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결론
'셀프 인테리어'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사람의 행동 패턴을 고려한 기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며 '셀프 데코레이션'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세련된 물건, 소품으로 공간을 풍요롭게 꾸미는 것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결국 서두에서 언급됐던 "가구 재배치", "커튼, 블라인드", "패브릭 바꾸기", "시트지 붙이기" 등은 '셀프 인테리어'가 아닌 '셀프 데코레이션'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단시간에 모든 사람들이 같은 기준을 가지고 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최소한 둘 사이의 차이점을 알게 된 이상 '셀프 인테리어'와 '셀프 데코레이션'이라는 용어에 해당되는 작업을 구분할 줄 알고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테리어 시장이 더 발달하게 되면 전문적으로 '데코레이션'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될 것이며, 전문 영역이 세분화 될 수록 정확한 용어의 이해 및 사용이 더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올바른 정의와 작업 범위가 향후 '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만약 '셀프 인테리어' 를 준비하거나 추후에 계획 중인 사람이 있다면 곧 이어 올라올 <셀프 인테리어를 생각 중인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팩트 10가지>컨텐츠를 통해 '셀프 인테리어' 자가 점검을 해보도록 하자.
팩트체크 총정리
'셀프 인테리어'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사람의 행동 패턴을 고려한 구조/기능적인 공간을 구성하고 만드는 것
'셀프 데코레이션'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텍스쳐, 패브릭, 세련된 물건, 소품으로 공간을 풍요롭게 꾸미는 것
※국내에서는 '도배', '장판' 까지 '인테리어' 작업 범위로 통칭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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