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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Dec 29. 2021

르-르네상스 : 다시, 인간으로

비출판 소책자 02

<르-르네상스 : 다시, 인간으로>

 많은 사람은 메타버스나 가상현실 기술이 발달하며 관광 산업은 쇠퇴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한 정보의 교류가 늘어날수록 관광객들은 오히려 늘어났다. 눈으로만 보던 화면 속 장소를 실제로 가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 안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앞에서 실제로 아름다운 풍경을 맞이했을 때의 웅장함. 거대한 건물의 빛나는 창문과 따스한 햇살, 그 사이를 채워주는 바람들. 화면 밖의 사람과 대화를 할 때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과 온기가 흐르는 분위기. 가짜는 진짜를 따라잡을 수 없다.

 우리는 그 안에서 만족하지 못함을 알 테다. 그럼에도 너무나도 편리한 채널들이기에, 과거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편안함에 불편함은 가려진다. 그래서 계속해서 그 안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한다. 손끝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 같은 착각에 욕망은 커지고, 동시에 채울 수 없는 속은 허해져 간다. 손 닿으면 잡힐 듯하지만, 아무것도 잡을 수 없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는 허상뿐이다. 사람이 밀려나기에 이른다.

 어떻게 이뤄낸 르네상스였던가. 천 년을 두 번 보내고서 얻은 르네상스였다. 하지만 두 세기도 채 보내지 못하고 힘을 잃었다. 얼마나 힘들게 얻은 세상의 중심이었고, 우리는 얼마나 쉽게 다시 밀려났는가.

 우리의 편의를 위해 만든 기술에 종속되어 간다. 눈앞의 편안함에 생각하는 법을 잊어간다.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법을 잊어간다. 인간들은 자신들을 다시 세상의 모서리로 쫓아내고야 말았다.


메신저, 이모티콘, SNS, 영상 콘텐츠, 알고리즘. 1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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