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장의 시작이었다
1. 첫 문장을 썼을 때, 아무것도 몰랐다
첫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글을 잘 쓰는 법도,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거쳐야 할 수많은 단계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감정의 소용돌이도.
그저 마음속에 오래 묵혀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고 싶은 열망 하나로 원고 파일을 열었을 뿐이었다. 막막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내 글이 과연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퇴근 후 노트북을 켜면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한 문장을 쓰기도 벅찼다. 주말에도 틈만 나면 글을 붙잡았지만, 책상 앞에 앉는 일 자체가 고역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내가 왜 이걸 시작했을까?’ 회의감이 스치곤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만둘 수는 없었다. 막막함 속에서도 글을 쓰는 일이 내 안에서 무언가를 깨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2. 글이 내 삶을 바꿔놓았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인 사건도, 예기치 못한 변화도.
그 모든 것이 글 속에 스며들면서 원고는 더 단단해졌다.
책을 쓰는 시간은 단순히 한 권의 결과물을 위한 과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 생각을 구조화하고, 복잡하게 얽힌 경험과 감정들을 한 편의 서사로 길어 올리는 훈련이었다. 글은 그렇게 나를 조금씩 바꾸어놓았다.
3. 결과보다 값진 건 과정이었다
마침내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성취감은 분명 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깨달았다.
진짜 선물은 책이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쓰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한 문장을 매만지고, 한 챕터를 완성하며, 마침내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는 경험은 내 안에 새로운 자산을 남겼다. 그 자산은 단지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는 이력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내 언어로 길어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4. 그리고 다음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그 자신감은 그다음 이야기를 가능하게 했다. 지금 나는 팩션 (Fact + Fiction) 형식의 새로운 글을 브런치에 연재 중이다.
업무, 공부와 글쓰기가 뒤엉킨 하루지만, 글을 쓰는 시간이야말로 내게 가장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다.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문장을 하나씩 지어 올리는 일. 그 과정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아직 낯설고 어색하지만 조금씩 보완하는 과정 또한 즐거움의 연속이다.
5. 10년 뒤, 더 많은 책과 더 많은 이야기
나는 40개국을 여행하며 수많은 풍경과 사람들을 만났다. 낯선 도시에서 마주한 빛과 공기,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은 내 안에 오래 머물렀다. 언젠가는 이 경험들을 한 권의 여행 에세이로 엮어내고 싶다. 그리고 글로 연결시키고 싶은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연이어 뒤따라온다.
처음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던 순간에는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다음 책을 계획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꿈꾸게 될 줄은.
그러나 이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앞으로도 매년 한 권씩, 10년 뒤에는 10권이 넘는 책을 세상에 내놓고 싶다. 전문서든, 에세이든, 소설이든, 여행기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쓰며 나만의 세계를 확장해갈 것이다.
6. 그 모든 시작은 브런치에서
브런치는 내게 글쓰기의 든든한 시작점이 되었다. 이곳에서 나는 글을 쓰는 기쁨을 배우고, 독자와 연결되는 즐거움을 느꼈다. 무엇보다 글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10년 뒤, 나는 더 많은 책과 이야기로 세상과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시작은 바로 이곳, 브런치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