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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디자이너 올리 Feb 01. 2024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다.

창업은 수용하는 자세를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다. 지난 일주일이 나에겐 한달처럼 느껴졌다.

어제 드디어 이 예상치 못한 일을 마무리하며 나의 심장은 긴장이 풀려 심하게 뛰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조용히 있었던 일들을 나열해본다.

지난 주 대하이기도 했던 가장 추웠던 날. 

공방을 시작한지 7개월째가 된 어느날. 

아트영어체험 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확장시키는 컨텐츠를 만들어 무료체험수업 후 참여해주신 어머니들께 피드백을 듣던 그 날이었다.


남자 한 분과 여자 한 분이 같이 들어오셨다. 부부라고 하기엔 얼굴이 어색해 보였으나 나는 어머니들과 중요한 피드백을 듣는 시간이었기에, 사실 상담해드릴 상황이 되지못했고 아트영어체험클래스를 도와준 친구가 잠시 구두로 안내를 해드리고 나가셨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이 두분이 다시 조심스레 문을 여시는 것이 아닌가?

'왜 다시 오셨지?'라는 생각에 이번에는 어머니들께 "잠시만요."하고는 내가 문쪽으로 들어오시라고 했다. 

"잠시 나오실 수 있으세요?"하며 나를 나오라고 했다. 아... 너무 추웠던 그날, 난 10분정도 덜덜떨며 대화를 했다. 

대화는 이랬다.


두사람 : 저희는 사실.. 교육청에서 나왔습니다. (남자분이 안주머니에서 명찰같은 것을 꺼내시다 넣으시며 말씀하셨다) 신고를 받아 왔는데, 안내에 보니 초등학생을 수업하시네요?

나: 네

두사람 : 교습소는 한 과목에 . 한 선생님만 하셔야합니다. 

나: 네 알고 있어요. 그래서 공방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두사람 : 공방에서는 초등학생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나: 네? 초등학생이 안된다고요? 나이에 제한이 있나요?

두사람 : 네. 초등중등고등을 하실거면 교습소로 신청하세요. 

나: 원데이처럼 진행하고 있는데 초등이 안된다는 말씀이신가요?

두사람 : 네. 공방은 유치 9명이하로 운영하실 수 있고, 교습소는 초등이후 선생님 한명에 한과목만 하실 수 있습니다.

나: 그건 알아보고 공방을 시작했었어요. 아트기반으로 진행하는 클래스에 초등이 안된다고 말씀이신가요?

두사람 : 네 빨리 결정하셔서 저희에게 연락주시고 찾아오셔서 필요하신 서류 받아 준비하셔서 신청하세요. 계속 이렇게 하시면 또 신고받고 벌금내셔야해요.  

나: 아.. 네 알겠습니다 확인하고 연락드릴게요. 


그렇게 추웠던 그 날부터 어제까지, 일주일 동안 다양한 루트들로 불가능한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낼 수 있을지 방법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고민을 나눌 사람들을 찾다보니 예술쪽,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센터와 통화를 하면서 예술과 교육 사이에 기준이 조선시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청에서 말하는 '학원법'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초등학생들이 예술체험활동들을 원데이도 못누린다고 얘기하는건지 이해가 되지않아 화가 나서 처음으로 외국으로 나가서 사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더 알아보기로 선택했다. 2월 추가 수업은 진행을 멈추고 인스타도 잠시 멈추며 방법찾기에 몰두했다. 방법이 분명히 있을거라 믿으며 내가 생각하는 공방 방향과 비슷하게 운영하고 계시는 대표님들에게 DM으로, 또는 바로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 주요내용은 서비스업이나 교육서비스업 공방으로 초등학생도 받아 운영하시는지, 문제가 없으셨었는지 등 질문을 했고 사업자 형태에 대해 너무 잘 대답해주셨었다. 

그렇게 알아보다 다시 교육청 교육지원센터 교습소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보니(그 두사람이 주었던 연락처로), 본인은 실사나간 사람은 아니라며 보고를 받았다고 하셨다. 

두가지 말씀해주셨다고 하니, 둘 중에 고르시면 된다는 대화식만 오가다 다시 확인하고 싶어 질문을 했다.

'다른 공방들은 초등학생들이 원데이를 참여하는데, 왜 저는 문제가 되죠?라는 질문에 신고를 받았기 때문이라서 그렇다고 대답을 들었다. 

이 부분도 기준이 너무 없어 화가났다. 와~ 이건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없구나 싶어 진짜 화가 났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은 "그럼 제가 문제가 되는 것은 학원법때문인가요?"하니 그렇다고 대답을 받았고 변호사를 찾아봐야겠다 싶어 무료법률을 알아보다 어제 로톡이라는 법률상담을 찾았다. 행정가출신 변호사님을 선택하고 비용을 지불했다. 변호사님은 그 두사람에게 서류나 명함을 받았는지, 학원법 어떤 조항을 어겼다고 들었냐고 물어보셨다. 신고를 받았다면 통상적으로 이런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좀 이상하다며 다시 연락해서 알아보라고 하셨다.
나는 다시 교육지원센터 담당자와 통화했다.


(인트로생략)

나: 저번에 상담했는데, 자세한 내용을 알고싶어 연락드렸어요. 

담당자: 저번에 공방으로 하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나: 네.맞아요. 그래도 정확하게 하고 지나가야할 것 같아서요. 제가 신고받은 부분이 어떤 것이고, 학원법 조항이 궁금해요. 누가 신고했는지는 괜찮은데, 아무리 알아봐도 왜 저만 할 수 없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교육부나 문체부에 연락을 해서 문의를 해야할 것 같아서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요.

담당자: 옆집에 나갔다가 (살짝 들림) 공방에서 초등학생을 교습할 수 있는지 문의하셔서 확인하러 갔던거예요.

나 : 네?? 신고라고 하셨잖아요. 그리고 두분이 오셨을 때는 확인하러 온 상황으로 느껴지지않았고 당장 교습소 바꿔라라는 느낌이었는데요?
담당자: 제가 그때 함께 나가지않아 잘 모르겠지만 확인하러 갔던 거여요. 문의가 들어와서요.
나:(말이 안나올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담당자: 문제는 초등학생을 받으셨고 교습을 하셨잖아요.

나: 제가 아무리 찾아봐도 현재 초등학생들을 위한 원데이클래스가 더 많아지는 추세인데, 왜 제 공간에 초중고 친구들이 못온다고 하시는건지 잘 이해가 안가서요. 변호사님과 통화해보니 정확한 조항을 물어보시네요. 

담당자: 확인해서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몇분 후 연락이 왔다.
담당자: 학원법 제2조 4항입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지식, 기술, 예능을 교습하면 안되시는 거예요.

나: 저는 그렇게 하고 있지않은데요. 초등학생들 친구들은 공간에서 스스로 생각한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저는 이렇게 그려라 저렇게 그려라 지도하지 않아요. 그럼 제 공방에 문제는 없는 건가요? 

담당자 : 네 그럼 하시던대로 하시면 되어요. 


정말 머릿속에 까마귀 한 마리가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어이도 없었고 내가 버린 일주일이 너무 억울하기까지 느껴졌다. 나의 에너지를 다 뺏어간 신고가 그냥 문의였다는 점. 나를 작아지게 만들고는 자세하게 묻고 따지듯 언성이 높아지니 그제야 교습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점. 

그리고 돌아보았다. 

덕분에 나는 새로운 단어들을 찾아내었고, 내가 하는 공간은 그냥 예술공간이 아닌 #생각탄생공작소 이름이 더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놀이터같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오면 집에 가고 싶어하지않아 엄마들이 기다리게되는 곳. 그리고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날려보내는 곳. 이런 곳에서 나는 내가 해야할 일과 이 공간이 있어야할 이유를 더 명확히 알게되었다. 


그리고.

 

'창업가의 습관'이라는 책에서 이상훈작가는 창업가의 고수란 수용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나는 창업가 고수의 마인드를 배우는 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생각탄생을 즐기는 놀이터 공간을 창업해서 운영중이다. 
이번 일로 인해 문의한 사람을 탓하기보다 나는 수용하는 자세를 철저하게 배웠다. 감사한 일이다. 

시작해서 초반큰 일들을 만나며 예상치 못했던 일들을 겪었다. 10년 이상 사업을 하는 지인은 이렇게 1년안에 경험하는 특이한 케이스라고 말한다. 하하하. 

난 독특하고 스페셜한 케이스다~~ :) 


그런데, 이런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겼을 때 나는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고 살아내려는 생존 본능을 깨워주었다. 사업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베이비 사업가. 아직 부족하지만 계속 나타나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통해 나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의 기도와 응원에 내가 살고 있음에 너무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다시 겸손하게 내게 주어진 일들을 지혜롭게 해나가며 공방답게, 서비스업답게 성장해가려한다!


회복탄력성 갑인 올리는 오늘도 행복가득한 일상을 살아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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