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동기부여의 루프에 던지기

한 번 멈췄을 때 다시 시작하는 것의 어려움

by 인크짬

글을 안 쓴 지 꽤 오래되었다. 머리에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려 컴퓨터를 틀고 타자를 칠 때, 내 글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아 쓰다가 그냥 그만둬버렸다.


인생에서 가장 쉬운데 동시에 너무나도 괴로운 것이 회피 아닌가? 그렇게 머릿속이 시끄럽고, 이런저런 글감이 생각나도 그냥 시끄러운 생각을 눌러버리기만 했다. 혹은 아주 잠깐 글을 적어보거나. 그렇게 찔끔찔끔 쓰다 보니, 그 글의 조각들은 규칙적으로 정리되지 않고 컴퓨터 저장공간에 여기저기 흩뿌려졌다.


컴퓨터 메모에 , 노션에, 구글 문서에... 파일은 섹션별로 나눠진 것이 아니고 그냥 뒤죽박죽. 정말이지 알아서 정리해 주는 비서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정리해 준 이후에는 그 내용을 모두 잊어버리는 그런 비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 "그런 건 없겠지.. 응.. "

그리고 또 드는 생각,


"아우 하기 싫어.."


한 번 멈췄을 때 다시 시작하는 것은 큰 에너지를 요한다. 멈추고 행동하지 않던 그 탄성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떡하니 자리를 잡고 물러나지 않는 그 습관과 익숙함은 끈질기다.



그래도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건 내게 쾌감을 가져다주었다. 늘이라고 할 순 없지만 꽤나 자주 말이다.

머리에 들어있는 그 복잡한 생각을 글이라는 것으로 풀어낼 때, 그리고 그것을 다시 읽으며 내 생각을 하나하나 다시 짚어낼 때 나의 몸은 묘하게 전율을 느낀다. 언어화의 아름다움.


그리고 인정욕구도 한몫한다. 우리는 모두 본인에게 좋은 인식을 갖고 싶어 한다. '나는 좋은 사람이다'.라고 느끼고 싶고 '나는 능력 있다'하고 생각하고 싶다. 이를 돕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칭찬은 그 어떤 요소보다 큰 보상이다.


그렇게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그걸 동기부여 삼아서 꾸준히 올려보려 한다. 대학생 백수인 지금, 방학도 시작했겠다, 잃을 것은 없다. 나를 계속 노출시키고, 나를 동기부여의 루프에 던져야 한다.



리움미술관에서 찍은 사진. 로뎅의 [칼레의 시민].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글쓰기를 회피하는 나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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