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lato Won Jul 23. 2020

감정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지배하는가

자연이 피고지듯 역사도 피고진다.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한

힘 있는 자는 욕망에 굴복하고

힘없는 자는 두려움에 굴복한다."


이 말에 동의하는가?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기에,

잘 나갈 때는 욕망이 춤추고 날뛰어서

 그 욕망의 칼끝에  망하고,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두려움에 꺽이어

희망을 잃고 의지를 스스로 꺽어버려서

 망한다는 논리는 보편타당성이 있는가?


감정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지배하는가?


감정이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다루는가는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을 읽다보면 느낌이 온다.


투키디데스는 역사의 아버지다.

기원전 411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에서

싸운 아테네 장군으로,

전례 없이 탁월한 전쟁 이야기를 기술하는데

신과 초자연적 힘의 개입 없이

인간의 망과 두려움의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투키디데스 전쟁사는

그래서 감정 역사의 시초라고도 하는데,

인간이 감정을 자제할 수 있다는 기존의 인식과 달리, 격정적인 감정에 굴복하는 인간의 성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건들을 서술한다.


<펠레폰네소스 전쟁사>중

아테네가 멜로스 섬에게

아테네의 속국이 되든지 파멸을 선택하든지

 요구하는 연설문이다.


아테네 측 대표가 말한다.


"인간관계에서 정의란

힘이 대등할 때나 통하는 것이지,

실제로 강자는 의지를 관철하는 것이 정의고

약자는 거기에 순응하는 것이 정의 라오"


멜로스 대표자가 대답한다.


"여러분들이 이해득실만으로

정의를 논하는데 보편적인 선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그대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오.

나중에 그대들이 넘어졌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심하게 보복을

당하는 것인지 당신들이 남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줄 날이 있을 것이오"


아테네 측 대표


"우리는 나중에 일어날 일 때문에

의기소침하지 않소"


전쟁은 힘 있는 자의 욕망에서 비롯되고

힘없는 자의 두려움으로 종결된다.


그리고 그 역사는

끝없이 물고 물리면서 반복된다.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인간이 너무나 인간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자는 넘쳐나는 힘의 의지에 기대어

욕망의 나래를 펴고 독식하려는

욕망에 굴복한다.


약자는 파멸에 대한 두려움에 굴복해서

희망과 극복의 의지를 강자에게

내 맡긴다.


모든 인간의 역사는

힘에 대한 열망과 두려움,

강자와 약자의 불균형으로 귀추된다.


욕망의 굴복은 자만심을 낳고

두려움의 굴복은 수치심을 낳는다.


인간의 역사는 감정의 역사다.


부정적인 감정은

또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낳아서

강자든 약자든 파멸의 길에 접어들어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종식시킨다.


결국, 인간의 운명은 감정의 산물이다.


그래서 운명의 승리자는

스스로 감정을  때로는 절제하고 때로는 발현시켜서

적당한 때 적당한 방법으로 적당한 만큼 잘

사용하는 감정조절자이다.


 아테네는 지혜가 있었으며

그 지혜를 바탕으로 델로스 동맹을 만들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제국의 반열에 오른다.

힘있는 자가 되었다.


아테네인들은

지혜로웠으며 놀이와 축제를 통해 신을 가다듬고,

마음을 괴롭히는 요소들을 지워버렸다.

또한 미와 지식을 사랑하여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었으며

빈곤 자체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지만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부끄럽게 생각했다.


따라서,아테네 시민의 삶 자체가

자부심이였다.


성공할 가능성에 연연하지 않고 

결과를 희망으로 남겨두며,

두려움이 아닌 영광 속에 삶을 이룬 결과,

거대한 페르시아 제국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테네의 운명은

딱 거기까지였다.


있던 아테네는

어느새 거만해졌으며 주변 도시국가에 굴림하며

힘의 의지를 더높인다.


결국 아테네는 제국의 욕망에 사로잡혀 

스파르타와의 전쟁을 발발시키고 무너져,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기구한 운명을 맞는다.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아테네가 욕망에 굴복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단순한 전쟁기록사가 아니라

인간이 너무나 인간적일 수밖에 없어서

승리하고 망해가는 과정을 담은

감정 기록물이기도 하다.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기에 역사는 반복된다.


인간이 인간이기에

格을 갖춘 가치 기준으로 감정을 잘 다스려

힘 있는 자는 욕망의 승리자가 되고,

힘없는 자는 두려움의 승리자가 된다면

역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있을까


투키디데

이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충고하는

잘 나갈 때 나대지말고 겸손하고,

어려울 때 주눅들지말고 사기충천하라는 것 아닌가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기에

잘 나갈 때 기고만장하고 들떠있으며

어려울 때 온갖 짠상을 다 짖고 늘어져있다면,


인간이 인간이기에

잘 나갈 때 겸손하고

역경에 처했을 때 오히려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적당할 때 적당한 감정을 잘 드러내도록

사유하고 질문하는 데 있다.


감정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가?

결정한다.


Plato Won

















작가의 이전글 너와 나는 특별한 존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