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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Dec 12. 2022

지금 베트남이 원하는 것은 'IT 한국'

가깝고도 먼 아세안 2

2022년 12월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에 양국이 한층 더욱 가까워지고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되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국가 간의 최상위급 외교 관계로서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한국은 베트남의 4번째 체결 국가가 되었다.  2022년 현재 베트남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의 4대 교역국가이자 약 9,000여개 크고 작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핵심 해외 시장이다. 지난 30년간 외국인들의 베트남 누적 투자금액 기준으로 한국이 1위 투자국이며 일본과 중국이 아세안 각국에서 강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음에도 베트남에서 만큼은 한국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또한 25만여명의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거주하고 있고 한국에는 20만여명의 베트남인들이 살고 있을 정도로 한국과 베트남은 단순한 사돈 관계를 넘어선 의미 있는 존재가 되었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가까운 베트남과 한국이 향후 새로운 30년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야 한다.


<IT발전으로 중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베트남>




국제통화기금 IMF는 지난 4월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 ‘World Economic Outlook (월드 이코노믹 아웃룩)’을 통해 베트남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6.96%성장률로 아세안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2027년에는 베트남 명목 GDP가 6,900억 달러로 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2028년에는 태국을 따라잡아 아세안 2위의 경제 국가가 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에는 베트남 정부의 의욕적인 국가 발전 계획이 한 몫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35년까지 빈곤율을 1% 이하로 낮추고 중산층 비율은 50%까지 끌어 올려 1인당 GDP 10,000 달러의 중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 기준 2021년 1인당 GDP가 3,694달러에 불과한 베트남이 2035년까지 3배나 성장하려면 그간의 성장을 견인해온 저임금 노동집약 산업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은 IT 산업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투자 유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임금 노동력으로 옷과 신발을 만들어 경제 발전을 하던 베트남은 어느덧 인도에 이어 세계 2위의 IT 개발 아웃 소싱 국가로 변모했다. 베트남 정부는 전통 제조 산업의 표상인 ‘Made in Vietnam’에서 벗어나 IT 소프트 산업의 상징인 ‘Make In Vietnam’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자 통신, 정보 기술 사업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베트남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산업별 노동생산성 비교 자료에 따르면 전자통신 산업이 베트남 산업 전체 평균보다 7.6배, 농림수산업 보다는 19배나 높은 생산성을 보이니 베트남 정부는 빠른 국가 발전을 위해 IT 산업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IT개발자가 부족한 전세계적인 현상이 베트남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베트남 IT 인력 전문 채용 플랫폼인 TopDev의 <Tech Hiring Vietnam 2022>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베트남 시장 전체에 필요한 IT 전문 인력은 53만명인데 실제 채용되는 개발인력은 38만명으로 부족한 IT 인력이 15만명이나 된다. 매년 기업체들이 원하는 숫자에 턱없이 부족한 55,000여명의 IT관련 전공자들이 대학을 졸업하지만 그나마도 곧바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은 30%가 채 안된다. 베트남은 중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해결책은 찾았는데 이를 어떻게 이행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고 있다.


<베트남 IT인재 양성, 한-베트남 양국 정부 지원 필수>


베트남의 고민을 가장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나라는 IT 최강 선진국인 대한민국이다. 베트남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 기업이 따라 올 수 없는 것이 한국 IT 수준이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는 두 손 들고 환영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 퍼주기식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 IT 인력 양성 지원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시장이자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로 떠오른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한국 기업에 필요한 IT인력들을 한국 방식으로 교육 시키고 채용까지 연결 짓게 해야 한다. 


22년 10월 31일 KOTRA 호치민 무역관이 주최한 '한-베 IT 아웃소싱 상담회' 


이번 한-베트남 정상들은 정보 기술 분야에서의 생산 투자 및 기술 이전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들이 4차산업혁명 공동대응 MOU'를 체결하고 공동 IT협력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정부 차원에서 베트남 IT 교육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빠르고 실무에 도움이 되는 IT기술을 체득하는 것은 민간 기업에서 직접 실무 경험을 쌓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우리 IT 스타트업들도 베트남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세제 혜택과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최근 고금리로 고통받는 스타트업들이 저금리로 베트남 진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창의적인 기술력을 갖춘 한국 IT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단기간에 베트남 IT인력 육성과 시장 키우기의 해결책임을 베트남 정부가 충분히 인지하게 해야 한다. 기존의 유통 산업처럼 현지 시장을 점유하는 것과 달리 한국 IT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IT 기술력 전파 베트남 IT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되는 것임을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을 이해 시켜야 한다. 특히 베트남 IT 민간 업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베트남 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퇴사한 한국 내 IT 개발자들과 IT 업계 특성상 일찍 퇴사한 우수한 자원들이 베트남 현지 IT 기업에서 채용될 수 있게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베트남 현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한국 전문가의 급여 50%를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형태로 베트남 현지 기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능력을 베트남에 전파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베트남 양 정부는 지난 30년간 서로가 상생 발전해 온 과정을 되돌아 보고 한국 IT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과 베트남 IT 전문 인력들이 대거 양성되는 것이 두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명심하고 통근 결단과 아낌 없는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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