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7월 1일부터 하노이 주요 도심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교통 수단이 진입할 수 없게 되면서 오토바이 회사들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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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정부 정책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빈그룹의 자동차-오토바이 제조 업체 빈 패스트는 언론 보도를 통해 10월까지 배터리 교체형 전기 오토바이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빈패스트는 연말까지 배터리 교체형 모델 3개 기종을 더 출시하겠다고 했다. 빈그룹은 전기 오토바이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차량과 오토바이를 이용한 공유차량 서비스 앱도 SM Xanh이라는 플랫폼을 운영중이다.
그런데, 본래 빈패스트의 전기오토바이는 장착형이었는데 왜 교체형을 출신한다고 할까? 빈패스트가 움직일 때에는 베트남 정부 정책을 잘 파악하고 움직인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2.
10월 2일, 베트남 1위 공유 차량 업체이자 배송 업체인 Grab은 베트남의 전기 오토바이 스타트업인 Selex Motors와 협약을 맺었다. 2년간 그랩 기사들의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전환하는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그랩 기사들에게 셀렉스 오토바이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뜻이다.
베트남에서 막대한 자본과 영향력을 가진 빈그룹이 운영하는 승차 플랫폼 SM Xanh이 시장 점유율을 턱밑까지 추격해오니 그랩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게다가 베트남 정부가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하노이 도심에 화석 에너지 사용 오토바이 진입을 금지한다고 공개 발표했다. 전기 오토바이를 공급 받아야 하는데 경쟁 업체인 빈그룹 오토바이를 구매할 수는 없으니 Selex와 협업할 수 밖에.
3.
그렇다면 Selex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를 알아야 한다. Selex는 미국 미시간 대학 석사 출신 베트남인들이 설립한 전기 오토바이 스타트업, 2023년 미국 엘렌 재무장관이 베트남 방문 때 셀렉스 오토바이를 탑승 연출 사진까지 찍었던 그 회사이다. 세계 최강 국가의 돈을 주무르는 재무 장관이 이름도 없는 베트남 스타트업에 가서 탑승 시연 사진까지 찍었다는 것은 ‘우리가 지원해줄게’라는 의미 아니겠는가. 게다가 창업자가 미국에서 공부했으니 모양새는 다 갖추었고!
2023년 당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이 미국과 외교 관계 격상해주면 지원해주기로 약속한 것 중에 베트남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이 있다. 베트남은 G7과 EU를 중심으로 조성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just Energy Transition, JET)을 통해 155억달러 (22조원)을 순차적으로 지원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된 곳에 쓰이게 되니 전기 자동차, 전기 오토바이 구매 보조금, 충전 인프라 시설에 이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155억달러 모두 다 여기에 쏟아 붓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상당한 재원이 확충되어 있다는 것이다.
4.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Honda. 일본 자동차, 오토바이 제조 업체들은 전기차량 개발에 소극적이다. 아직 시기 상조라는 생각 때문이라는데 세계적인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있음인지 쉽게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열한 베트남에서의 모습들을 살펴 보면 베트남 정부가 빠르면 연말에 전기오토바이 구매 지원금 정책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 베트남 자체적인 예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G7과 EU가 지원해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자금으로 말이다.
전기 오토바이 사업에 대해 소극적인 혼다의 아성이 베트남에서 무너지지 않을까?
� 셀렉스 오토바이는 일찍부터 배터리 교체식 모델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함. 그런데 최근 대기업 빈패스트가 뒤늦게 배터리 교체형 신모델 출시를 발표한 것은 단순한 신제품 전략 이상의 의미를 가짐.
이는 빈패스트가 베트남 정부의 전기 오토바이 지원 정책이 배터리 교체식 방식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이에 발맞춰 전략을 수정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음.
다시 말해, 배터리 교체식 모델이 향후 전기 오토바이 산업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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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 오토바이는 베트남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1)인도 2억 2천만대
2) 인도네시아 1억 7천만대
3) 베트남 7천5백만대
4) 파키스탄+방글라데시 합계 8천만대
의 오토바이가 있는 곳들입니다.
아시아 신흥국 전체적으로 수억 대의 내연기관 오토바이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시장이 곧 전기 오토바이로 교체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전기 오토바이 사업에 더 과감하게 뛰어들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제라도 배터리, 충전·교환 인프라,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까지 포괄하는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가 아닌 왜 전기 오토바이가 각광 받을 것인가??_12:30초 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Sn6Yp5ccktA&t=86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