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

- 효리네 민박을 보다가

by 쏘블리

내가 첫 여자친구라던 그와의 연애는

말도 안되는 일 투성이었다.


전화로 투닥투닥 다투다가

잔뜩 볼멘 소리로

"이제 그만 자" 라고 말했더니

그는 내 말을 잘 들어야한다며 진짜 잘 잤다.

나만 밤새 속앓이를 했다.


"우리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그의 말에 하루종일 들떠서 한껏 꾸미고 나가면

그는 회사 근처 평범한 김치찌개집에 데려갔다.

"이럴 거면 밥먹으러 가자고 말하지"

퉁퉁 부은 얼굴로 말하는 내게,

그는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 때의 나는 그가 연애의 '연'자 모른다고 생각했다.

여자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남자라 여겼다.




그와 헤어진 지 3년째,

누군가와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인간적으로도 여러가지 경험이 쌓일 무렵,

그에 대한 기억에 조금은 변화가 생겼다.


만약 그 때,

이제 그만 자, 감정 섞인 말투가 아니라

‘너의 이런점이 서운하다’ 이성의 언어로 말했으면

우리의 관계가 달라졌을거라고.


만약 그 때,

진짜 맛집을 소개시켜주고픈 그의 취향을 존중했더라면,

내가 좋아하는 레스토랑도 언젠가 갈 수 있었을거라고.

그리고 그런게 뭐가 중요하냐고.


지금은 안다.

그를 연애의 연자도 모르는 남자라 생각했던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이해하기엔 한없이 부족했다는 것을.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였기때문에,

그도 내게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는 말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야 좋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으니까.


이어 나는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야 내가 그의 인생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그래야 그가 내 인생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by.쏘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