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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탐험가 Jun 06. 2024

느슨한 나의 독서모임

[동탄에서 고전 읽기] 고전 독서모임

나는 [동탄에서 고전 읽기]라는 고전 독서모임의 클럽장이다. 우리 모임은 작년 1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이고 있다. 고전 읽기라는 것이 일종의 도전이고, 지속적으로 읽어내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는 부담 없이 모이는 것이 컨셉이다. 책을 완독 못한 경우에도 참여를 격려한다. 읽은 만큼 본인이 얻은 것이고, 그것을 가지고도 충분한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임에 띄엄띄엄 참여하는 분도 있다. 개인의 사정에 맞게 참여하면 된다. 멤버들 간의 관계도 적당히 느슨하다. 만났을 때는 진심으로 소통하고, 헤어질 때는 쿨하다. 나처럼 사람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다. 배려하고 배우려는 자세만 있다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모임은 회비가 저렴하다. 아마 지금까지 모임이 꾸준히 이어진 비결이 아닐까 싶다.


모임 방식은 단순하다. 각자가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고전을 읽어 온다. 돌아가면서 자기가 읽은 내용을 소개하고 생각이나 느낀 점을 나눈다. 그러면 한동안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진다. 누가 무엇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깨닫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것이다. 대화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대화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클럽장으로서 가급적이면 개입하지 않으려 애쓴다. 멤버의 한 사람으로서 내 의견을 말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언젠가 가벼운 우울증으로 책을 읽을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책태기’였다. 책을 쳐다보기도 싫었고, 죄책감 마저 느껴졌다. 그래도 이 모임 만은 계속 열었다. 겨우겨우 책을 집어 들어서 몇 페이지라도 읽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모임에 나갔다. 그런데 돌아올 때는 너무나도 신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임에서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 시간 동안 함께 모여준 멤버분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내가 모임을 열었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있기에 이 모임이 있구나 하는 것을 뼛속 깊이 느꼈던 시간이었다. 이 모임이 나를 지켜주었던 것처럼, 나도 이 모임을 지키고 싶다. 고전 읽는 사람이 귀한 이 시대에 보석과도 같은 우리 만의 느슨한 행복을 한없이 느끼고 싶다.


안녕하세요! '마음탐험가'입니다.
동탄에서 고전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모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트리로 와주세요!
https://linktr.ee/inner._.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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