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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탐험가 Jun 07. 2024

뭐라도 써보자

동탄 글쓰기 모임 [모라도 클럽] 곧 시작합니다.

몇 주째 내 마음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20-30대 고립•은둔 청년이 53만 명이 넘는다는 뉴스와 20대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뉴스. 남 일 같지가 않았다. 나는 고립된 사람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몇 년 동안 무기력의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세상을 외면하고 사람을 피했다. 방구석에서 화면만 응시했다. 지금 당장 죽는 것과 조금 더 살아있는 것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절망을 들이쉬고 고통을 내뱉었다. 죄책감과 실패감, 고립되고 무너지는 자아, 오만한 자의식의 충만.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주인공과 같은 심정이었다. 그때 나에게는 구원자가 없어 보였다. 세상에 누가 내 마음을 알아서 나를 도울 수 있단 말인가? 나와 세상의 간극은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울며불며 피를 토하듯 날 것의 마음을 글로 써내려 갔다. 내 마음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듣게 되었다. “이게 다라고 인정할 수 없어!” 이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내 마음을 알고 싶을 때마다 글을 썼다. 그러면 뭔가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글을 동아줄처럼 붙잡고 조금씩 빛을 향해 더듬어 나왔다. 용기를 내어 독서모임과 글쓰기 모임에 나갔고, SNS도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클럽장인 독서모임도 열게 되었다. 글쓰기가 내 삶을 바꾸고 있었다.


고립된 분들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함께 모여서 뭐라도 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글쓰기 모임 ‘모라도 클럽’을 열기로 했다. 문제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들도 이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려면 엄청난 용기도 필요하다. 모임에 나오는 것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일단은 모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열어놓고 기다리면 언젠가 그들과 연결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혹시 그들이 이 글을 본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뭐라도 써보자. 모임에 오면 좋겠지만, 혼자 있을 때라도 꼭 쓰자. 마음이 말할 때까지 기다려 보자. 어떻게든 살아있었으면 한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터널이 끝나기만 한다면 반드시 웃을 수 있을 테니까.


안녕하세요! '마음탐험가'입니다.
동탄에서 고전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모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트리로 와주세요!
https://linktr.ee/inner._.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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