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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후 May 28. 2024

"저녁 11시 46분, 책의 저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초고를 완성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한밤중, 이메일 알림음이 울렸다. 발신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 자세히 살펴보니, 최근 출판사의 소개로 추천사를 써드렸던 책의 저자였다. 깜짝 놀라면서도 호기심이 일었다.


"안녕하세요. 조인후님.


‘일 잘하는 마케터는 스토리를 만든다’의 저자 박희선입니다.

추천사까지 써주셨는데 경황이 없어 미처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출간이 많이 지연되었었으나 드디어 이번주 출간된다고 하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일면식도 없는 제 졸저에 장문의 좋은 말씀 써주신 인후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늦었지만 이메일로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곧 직접 뵙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간이 많이 지연되었다'는 말에서, 책을 완성하기까지 저자가 겪었을 우여곡절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저자의 심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저자의 노고를 생각하면, 이번에 내가 쓴 추천사가 책 뒷면에 실린다는 사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동안 여러 책의 추천사를 써왔지만, 책 속지가 아닌 뒷면에 추천사가 실리는 것은 처음이다. 과연 내 추천사가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이력이나 영향력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일 잘하는 마케터는 스토리를 만든다’, ⓒ매경출판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저자가 겪었을 고군분투의 과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책을 쓰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저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책에 쏟아부었을 것이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글쓰기에 매진하는 외로운 시간, 밤낮으로 책상 앞에 앉아 원고와 씨름하는 고된 나날의 연속. 그 고독과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저자의 모습에서, 나는 숭고함마저 느낀다.


초고를 완성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수차례 고쳐 쓰는 과정에서 저자는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싸워야 했을 것이다. '내가 쓴 이 글이 과연 출판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불안과 염려로 맘 졸이며, 매번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을 저자. 한 글자 한 글자에 혼신의 힘을 다했건만, 막상 원고를 마주하면 좌절감에 빠지기 일쑤였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기에, 수없이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며 책을 완성해 나갔다. 가족과 친구들의 든든한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반드시 이 책을 세상에 내놓고 말겠다'는 저자 자신과의 굳은 약속이 힘이 되었을 것이다.


출간이 지연되는 기간 동안 저자가 느꼈을 실망감과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교정과 편집, 디자인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인쇄를 위해 출판사로 파일을 보내는 그 순간까지. 저자는 끝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을 터. 마지막 순간까지 책을 다듬고 또 다듬었을 저자의 모습이 선하다.



그런 저자의 간절함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 이 책은 단순한 글자의 모음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저자의 분신과도 같다. 그래서 나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자의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저자가 그토록 자신을 쏟아낸 책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독자들의 손에 들려지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혀지며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라는 흐름을 선도하는 이정표가 되고, 나아가 마케팅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한 저자의 식견과 경험이 더 많은 이들과 공유되기를 기대하며,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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