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호주 동물보호센터에서
우리 집 개 바디에게 우리는 두 번째 주인이다. 첫 번째 주인에게 버려져 동물보호소에서 5-6개월 된 바디를 만났다.
개를 키울 생각은 전혀 없었던 나는, 10학년 아들이 버려진 개를 데려와 키우고 싶다는 진지한 말에 Animal Welfere 동물보호센터를 찾아갔다.
처음 찾아간 동물 보호센터에서 강아지를 보니 4-5마리가 한 철장에 모여 있었다. 그중 한눈에 들어온 개가 바디였다. 바디를 먼저 점찍고 철장 앞에 붙여둔 강아지 사진과 이름, 정보를 살펴보니 미니 폭스테리아와 치와와가 섞인 믹스견, 잡종이었다. 그런데 그 철장에서 가장 비싼 강아지였다.
솔직히 동물 보호센터에서 버려진 개가 550달러면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동물 보호소에서 처치한 중성화 수술, 내장칩, 예방 주사기록 등을 확인하니 이해가 되는 가격이었다.
처음으로 가져보는 애완견이기에 보호소에서 운영하는 가게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장만하고 3개월 임시 등록까지 계산하니 800달러 조금 넘는 비용이 들었다.
바디를 데려오기 위해서 동물 보호센터에서 계약서와 몇 가지 서류를 작성했고 그중 특이하다고 느낀 사항은 10일 안에 개를 포기, 돌려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고 그럴 경우 개의 가격에서 50달러를 제외하고 500달러는 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바디를 집에 데리고 와서 보니 시도기간을 왜 주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디를 집에 데려온 다음날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마치 다시 젖먹이 아기가 생겨 키우는 딱! 그 느낌이 들어 심적으로 부담스러웠다.
그런 내가 혹시나 강아지를 포기할까 봐, 아들은 한번 버려진 아이를 두 번 버리지는 말아 달라고 나에게 부탁했었다.
다시 돌려보낼 생각은 없었지만 처음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사랑스럽고 좋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엄청난 부담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12년 동안 키우고 있지만 지금도 가끔 바디 때문에 마음이 무겁거나 힘들 때가 있다. 예를 들면 가족 여행을 계획하거나 갑자기 병원이나, 응급실을 가게 되면 제일 먼저 바디를 걱정하게 된다.
개 나이 12살이 넘었으니 사람 나이로 따지면 70-80살인데 여전히 아기인양 나는 바디를 걱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