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안정된 직업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그 안에 머물러 보면 매일 조금씩 흔들립니다. 아이들의 질문이 늘 새롭고, 감정은 예측이 안 되고, 교실의 공기는 날마다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국어 강사로 살면서 스스로에게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공부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지식을 더 쌓겠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멈추지 않기 위한 작은 노력들에 가깝습니다.
가장 먼저 하고 있는 건 ‘읽기의 결’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입니다. 교과서나 교육 관련 책뿐 아니라, 소설, 시집, 에세이, 인터뷰, 심지어는 아이들이 즐겨 읽는 웹툰과 동화까지 함께 읽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이어가려면, 제가 먼저 ‘여러 세계’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른의 공부는 사실 머리보다 감각을 넓히는 쪽에 더 가깝다는 걸 요즘 실감합니다. 어떤 문장을 만나고, 어떤 시선을 접하느냐에 따라 교실에서의 말투도, 질문도, 수업의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노력하는 건 경청의 기술을 계속 연습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말을 돌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직선적인 말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은 종종 더 복잡합니다. “몰라요”, “그냥요”, “재미없어요” 같은 말들 속에서 ‘왜 그런지’를 파악하려면, 상대의 말보다 상대의 ‘기색’을 읽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수업 시간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의식적으로 상대의 표정과 호흡, 말의 속도를 관찰하려 합니다. 어른의 공부는 지식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더 깊이 듣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 생긴 습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계속 이어가고 싶은 공부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수업이 잘 풀린 날에는 이유를 기록하고, 마음이 무너진 날에는 왜 흔들렸는지 돌아봅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하려면, 먼저 제가 제 실수를 받아들이고 고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회고 일기를 쓰고, 피드백을 남기고, 스스로의 말투를 녹음해서 다시 듣는 날도 있습니다. 어른이 된 뒤의 공부는 겸손과 성찰이 함께 가는 공부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지식이 많은 선생님보다는 계속 배우는 선생님, 멈춰 있는 사람보다 변화에 귀 기울이는 어른으로 남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완벽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어른이 여전히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면 그 자체로 마음을 연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조금씩, 아주 느리게지만, 어른의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