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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굳센바위 Sep 08. 2023

실망과 보람

관심에서 시작되는 환경 혁신

아래 사진에서 에너지 관련 낭비되는 상황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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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뒤에 있습니다.


환경 분야에서 일하면서, 나는 실망과 보람, 무기력감과 가능성. 그리고 억울함과 회의감을 느껴왔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 해결의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1. 관심에서 시작된다. 

우선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 한다. 관심이 없으면 아무 일도 시작되지 않는다. 

그러나 관심이 있다고 해도, 개선에 대한 적절한 동기가 없다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또한, 동기가 있다고 해도 올바른 방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2. 관심의 차이가 결과를 좌우한다. 

관심의 유무는 실망과 보람이라는 상반된 결과로 나타났다.


(1)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도장 공정의 낭비

한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제조 회사에서 공정의 환경부하를 분석한 결과, 도장 공정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도장 공정은 물과 페인트, 용제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폐수와 대기오염물질 발생이 많다. 

이 회사에서 더욱 심각한 것은 페인트와 용제의 낭비였다. 사용된 페인트의 양과 실제 패드에 칠해진 페인트의 양을 비교해 보니 30% 이하에 불과했다. 였다. 즉, 70%의 페인트는 공중으로 날아가 오염을 일으키고 재료비와 오염물질 처리 비용만 낭비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회사 대표는 이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환경을 다룬다면서 왜 공정에 대해서 언급하느냐, 당장 돈이 들지 않냐며 개선 제안을 무시했다.

허망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오는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마음에 없으면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고 말해 주어도 듣지 못한다.'는 문장을 보았다.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의 마음에 환경이 없으니 환경 문제에서 출발한 개선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휴게소에서 봤던 문장은 공자의 말씀으로 대학에 있는 글이었다.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2) 인쇄 회사의 잉크 낭비 해결

반면,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있었던 인쇄 회사 대표는 다른 결과를 보여 주었다. 

이 회사 잉크 창고에서 버려지는 잉크가 적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사용 횟수와 관련이 있었다. 드물게 사용되는 색상이라도 필요는 하기 때문에 70여 종류의 잉크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자주 사용하지 않는 색상의 잉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거나 굳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 상황을 개선하려면 잉크 공급사와의 협의가 핵심이었다. 자체적인 개선도 쉽지만은 않은데, 다른 회사와 협력을 통한 개선은 가능성이 더 낮다.  

대표의 관심과 의지는 이 어려움을 극복했다.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와 시범 운영을 거쳐 성과를 이루어냈다. 방법은 업무 흐름의 순서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잉크회사에서 8종의 원색잉크를 70여 종의 다양한 색상으로 조색하여 납품했는데, 8종의 원색 잉크를 납품하고 조색을 인쇄회사에서 실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인쇄회사는 재고량이 감소하여 버려지는 잉크가 줄었는데, 더 큰 성과는 잉크 색상 품질이 좋아지고 원료 구입 가격이 줄어든 것이었다. 잉크 회사도 성과가 있었다. 조색 관련 관리 비용과 운송 비용이 절감되었다. 말 그대로 윈-윈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3) 담당자의 의지가 성과로 이어진 사례

경영자의 의지뿐만 아니라, 담당자의 관심과 의지로 훌륭한 성과를 거둔 적도 있었다.

호텔 피트니스 센터의 사우나에서 고객들이 입는 가운은 평균 5분 정도만 착용되며, 거의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세탁된다. 깨끗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입었은 가운을 입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탁 과정은 물과 세제를 사용하고 폐수가 배출된다. 세탁할 필요가 없는 가운을 세탁하는 것은 환경에 좋지 않고 비용도 드는 상황이라, 이것을 개선하고 싶었던 담당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옷걸이에 고객의 이름을 적어 자신이 입은 가운을 본인의 선택에 따라 여러 번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고객들에게 사전에 취지를 설명하니 대부분의 고객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평균 2~3회를 입었다. 세탁 관련 환경부하와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고객들이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고, 피트니스 센터에 대한 좋은 평가를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환경 문제가 나, 그리고 우리에게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고, 개선의 성과가 어떤 이익으로 돌아올지를 신중하게 살펴보면, 관심을 위한 출발점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환경 문제에 대해 보다 단순하고 쉬운 용어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나는 환경과 나, 그리고 우리와의 연결고리를 "돈"이라고 생각한다. 


답:

(1) 지나친 조명 - 일부 전구를 제거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식당과 매장이 전국에 지천이다.

지나친 조명의 에너지 낭비를 막아 보려고 10여 년 전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Slowalk와 함께 "한 등 빼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아쉽게도 성공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다음은 Slowalk 블로그에 설명된 캠페인 설명이다.

알고 보니 전구를 빼는 효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이더군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전구 10개 중에서 1개만 빼도 원전 3.7기를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또 연간 전기요금을 4,931억 원이나 줄일 수 있고 전구 하나는 1년 동안 약 70 kwh의 전력을 소모하여 31.4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킵니다. 10%인 8,927만 개를 빼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2,803,078톤이나 줄일 수 있습니다.



(2) 날아가는 온수 에너지 - 온수와 냉수 사이에 있는 손잡이는 온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낭비시킨다. 손을 씻기 위해 잠깐 물을 틀면 이미 식혀진 온수와 냉수가 섞여 나온다. 잠그면 배관 속의 온수가 식으면서 에너지가 낭비된다. 이런 수전 상태가 전국 화장실에 부지기수다.

(3) 혼자 노는 TV - 사람이 없는 장소에 TV가 틀어져있다. 사람이 있더라도 대부분 휴대폰을 하지 TV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병원과 매장을 너무 자주 본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모니터도 마찬가지다.

(4) 불필요한 조명 - 자연 채광이 훌륭한데 전구가 밝혀져있다. 공공장소나 사무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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