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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 Jan 02. 2022

닥치고 방문하라 5화

왜 기다려야 하나요? _ 이달의 닥방사

지난 이야기에서, 닥방이 최근에는 보이지 않는 문턱을 넘어 바로 누군가의 눈앞에 나를 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살짝 꺼냈죠. 랜선으로 말이에요. 이건 아주 놀라운 일이에요. 


출판사를 열게 되었을 때요, 브랜드도 없고 작가 인지도도 없는 달달북스 그리고 이달을 어떻게 독자에게 알릴까 고민할 때, 나는 랜선 닥방을 떠올렸어요! 랜선 닥방이라니! 오, 예! 


그 단어가 머리에 떠올랐을 때, 나는 마음이 놓였어요. 이전의 방식으로 서점을 다니는 일을 하기에 자본금이 넉넉하지 않았고 아이 셋을 돌보며 살림도 해야 하는 현직 주부인 점도 허들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브랜드도 없고 작가 인지도도 없는 달달북스 이달이, 인지도도 있고 브랜드도 있는 거대한 출판사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작가 인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할 교보 예스 알라딘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 확신은 교보 어린이책 담당자와 상담을 하고 거의 확신하게 되었죠.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나에게는 인스타와 페이스북 등으로 나를 모든 곳에 보내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마케팅 상상력의 저자 시어도어 레빗의 초판 서문이 떠올랐어요. 


"마케팅 상상력과 영감으로 불확실한 시장을 점령하라" 


작가로서도 그렇지만 나는 조금 지저분한 편이고, 생각나는 것들이 있으면 메모를 하고 벽에도 막 붙여 놓고 여기저기에 눈에 거슬리게 늘어놓는 편이에요. 나의 어머니는 이런 저의 습성을 몹시 불편해하셨고 지금은 우리 집의 삼남매가 나의 이런 지저분하고 정신없는 전시하는 습성을 피곤해하지만. 그래도 이런 것들을 써서 붙여 놓고 자꾸 눈에 들어오게 하면 이상하게 "뾰족한 수"가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또 살짝 미친 사람처럼 중얼중얼 읽으면서 떠들기도 잘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눈과 귀를 괴롭히다 보면 "뾰족한 수" 또는 "영감"님이 실체로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거든요. 


딴소리를 길게 했네요. 이미 나의 글과 라방에 익숙하신 분들은 내가 상당히 의식의 흐름에 몸을 싣는 편인 줄은. 파악하셨을 겁니다. 그럼으로 그런 "뾰족한 수"로 인스타가 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내가 뭘 했냐고요. 계정을 열고 이것저것 정보를 올렸죠. 그건 누구나 하는 거죠. 하지만 이걸 닥방이라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건 집을 꾸민 거죠. 손님이 오시면 보실 수 있게 쇼룸을 만든 것 정도에 해당이 될 거예요. 내가 시도한 닥방은 첫 번째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말> 초판본을 구매한 독자를 찾아내는 거였어요. 워낙 초판이 교과서에 수록도 되었던 까닭에 생각보다 많은 이 책을 읽은 독자의 계정을 찾아낼 수 있었어요. 나는 가서 열심히 좋아요를 누르고 


안녕하세요? 저는 이 책의 저자, 이현정입니다. 


이렇게 닥방의 머릿글을 사방에 남겼습니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었지요. 닥방은 본질적으로 <닥치고 방문>이 컨셉인 만큼 열려진 문으로는 최대한 들어가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프로필에 '메시지 사절'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 경우라면 가뿐하게 문턱을 넘는 심정으로 인스타에 메시지를 남겼어요. 그냥 메시지만 남기기에는 조금 뻘쭘하니까 글을 덧붙이고 예쁘게 만든 상세페이지도 덧붙였지요. 

그래서 이러한 활동은 성공했냐고요? 이런 활동에 따른 책 구매율을 전환율이라고 한다면. 폭발적인 판매율을 확인할 길은 없었어요. 하지만요.... 분명한 건, 팔로워 수는 늘었어요. 책 판매는... 늘었죠! 오, 예! 


그렇다면 이와 같은 닥방에 다른 형식은 없는가? 랜선 닥방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있어요. 뜻밖의 방문에 해당할 아주 조금 다르지만 나는 가지 않고 책만 보내는 닥방에 대해 짧은 글 하나 곰방 다시 업뎃할게요. 이 글의 뒤가 궁금하신 분들은 좋아아요와 댓글을 많이 남겨 주세요. 좋아요와 댓글은 내가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엑 해주거든요. 아시겠지만 나는 누가 나를 써주기를, 내 책을 사주기를 더는 기다리지 않기로 했어요. 나를 쓰고, 나를 살 수 밖에 없게 만들기 위한 닥방 이야기....와 더한 이야기.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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