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본기
하는 일이 기술이 사회와 산업에 가져다 주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보니 그 누구보다 AI를 업무에 깊숙하게 전문적으로 사용 중에 있다. AI로 최신의 해외 논문과 자료들을 대신 읽게 하고, 요약과 정리도, 데이터 분석과 비주얼한 그래프 생성도, 더 나아가 보고서 전체를 작성하는 것까지 해결하고 있다. 덕분에 일전에 3명의 직원과 2개월 가량 걸리던 일이 1명과 1개월도 채 안되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투입되는 리소스와 업무 속도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 또한 더 좋아졌다. 내 개인 경험 뿐 아니라 2023년도 MIT 연구에서는 ChatGPT가 중간 난이도 글쓰기 과업에서 작업시간을 크게 줄이고(약 40%) 품질을 높였다고(약 18%) 밝혔다.
그렇게 누구나 AI를 활용해 이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렇진 않다. AI를 잘 사용할 수 있는 테크닉 이전에 아는만큼, 일 잘하는 만큼 AI로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것이지 기본기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제 아무리 AI를 잘 사용한다 하더라도 결과물이 좋을리 없다. 그런데 업무 역량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업무 경험 속에서 수 많은 보고서를 읽고, 회의록을 작성하며, 직접 문서 작성을 하면서 데이터도 수집하고 여러 관점에서 메시지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업무력이 쌓이는 것이다. 마치 소림사에서 무술을 배우려면 물도 기르고, 채소도 썰고, 청소도 하면서 잔근육들을 키워가는 과정을 거친 이후 수련을 해서 연마하는 것과 같다. AI가 대신 읽고, 대신 요하고, 대신 써주는 것이 일상화되면 정작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일하다보면 굳이 사람 자체가 필요없어지게 된다. 내가 굳이 시키지 않아도 나보다 일 잘하는 상사가 나 없이 바로 AI를 이용하면 내 자리는 사라지게 된다. 그저 AI를 시키기만 하는 대리인은 설자리가 없게 된다.
특히 학생들은 더욱 더 AI를 이용해 읽고 쓰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실제 2026년 1월19일 OECD Digital Education Outlook(교육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가이드없이 무작정 AI를 학습에 활용하면 리포트 성과는 좋아지지만 실제 학생의 학습 이득은 없다'는 발표를 했다. 인간은 읽고 쓰면서 사고력이 증진된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서로 다른 호흡으로, 다른 관점으로 해석을 하는 것은 서로의 경험과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AI가 대신 읽고 요약하게 한다면 AI가 정리해준 그 메시지는 사람이 읽은 것처럼 각각 다르지 않고 대동소이할 것이다. 또한, 쓰는 것 역시 사람마다 고유의 스타일과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문구, 스토리 전개 방식 등이 다르다. 그 다름에서 차별화가 있는데 그걸 AI로 대신 쓰게 하면 그런 차별화가 생길리 없다. 게다가 그런 읽고 쓰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읽고 쓰는 과정에서 두뇌는 데이터센터 속의 GPU보다 더 빠르고 복잡하게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생각이 곧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사고력을 증진시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는 기회를 AI로 인해 놓치게 되면 난 AI의 대리인 중 하나에 불과해 내 경쟁력은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AI는 언제 얼마나 사용해야 할까?
우선, 한참 배워야 하는 학생이나 신입사원은 AI 사용을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수 십 페이지가 넘는 외국어로 된 자료를 반나절 만에 읽고 중요한 메시지를 도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AI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읽어야 한다. 데이터 분석과 그래프 작성은 AI의 도움을 되 문서의 목차와 초안 구성은 직접 해야만 한다. 그렇게 직접 읽고 쓰는 것이 충분히 훈련이 된 이후에(적어도 최소 1년) 점차 AI로 읽고 쓰는 비중을 조금씩 늘리되 내가 직접 읽고 쓴 것과 AI가 수행한 결과물일 비교해보면서 반추해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잘 하는 것, AI가 더 잘하는 것, AI가 못하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면서 AI를 적당히 사용하는 균형감을 터득할 수 있다. 실제 BCG에서는 "758명의 컨설턴트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GPT-4는 일부 지식노동 과업에서 속도·품질을 동시에 높여준 반면, AI 역량 범위를 벗어난 과업에서는 정답률이 오히려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만큼 AI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30년 넘는 업무 경력과 AI를 그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는 내 경우에는 AI를 언제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10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읽고 해석하는 과정에는 온전히 AI를 100% 이용 중에 있지만, 단지 요약과 정리만 하는데 AI를 이용하지는 않는다. 해당 자료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다른 관점으로 이해하고 비판하고, 이 자료의 해석과는 다른 시사점으로 정리한 다른 자료를 찾아 해당 자료에 대해서 AI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다 많은 시사점을 도출하는 목적으로 AI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쓰는 것 역시 내가 쓰고 AI에게도 쓰게 한 후 비교 분석하고 다시 또 내가 작성한 문서를 AI가 비판하고 수정하게 한 이후에 그렇게 AI가 쓴 내용을 온전히 읽고 다시 내가 직접 다시 쓴다. 이처럼 AI를 제2의 두뇌처럼 마치 내 디지털 트윈처럼 쓰면서 AI와 함께 읽고 쓴다. 그 과정에 내 생각의 범위는 더욱 넓고 깊어지며, 높고 길게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일전 반나절이면 쓰던 이 칼럼도 이제는 하루가 꼬박 걸리게 되었다. 하지만, 원고의 품질은 훨씬 좋아질 수 있고 나 역시 관점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게 되었다. AI로 인해 원고 작성에 들어가는 시간과 품질을 목표에 따라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자유도가 더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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