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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l 13. 2021

97-3. 적금 풍차 돌리기 후기, 강추합니다.

ⓜ 초간단 돈 관리법  ◆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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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간단 돈 관리법 >은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소개하는 글인데 내 사적인 얘기를 적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잠시 고민되었다. 하지만 풍차 돌리기의 덕을 톡톡히 본 나는 이걸 강력 추천하고 싶으므로 잠시 글에 흐름을 이탈하고 그 후기를 적어볼까 한다.


이걸 접하기 전에 나는 과소비하는 것도 크게 없고, 사치도 별로 없고(DSLR 카메라를 2번 지르긴 했지만), 절약도 나름 잘하는 편인데 늘 모아둔 돈은 별로 없었다. 그때는 아낀 푼돈을 따로 모아둬야 한다는 것도 몰랐고, 돈을 모으는 방식이 여럿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저 가지고 있는 통장이라고는 정기적금 1개, 자유적금 1개뿐이었다. 


어차피 수입이 많지 않아 늘 생활비도 부족한 마당에 정기적금으로 매달 10만 원 넣는 것도 겨우 하는데 적금 통장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중간중간 뜻밖의 여윳돈이 생기면 모조리 자유 적금 통장에 넣으면 되고, 10만 원 적금 통장 3개나 30만 원짜리 적금 통장 1개나 그게 그건데. 통장 개수가 늘어나는 것도 싫고, 매달 은행에 가서(혹은 인터넷으로) 적금에 가입해야 하는 것도 귀찮았다. 그래서 돈을 굳이 여러 통장에 나누어 모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적금 풍차 돌리기가 유행을 했고 포털 메인에 자주 소개되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재밌을 거 같았. 무엇보다 손해 날 일이 없으니 이거나 해보자 싶었다.


그리고 1년 뒤,

내가 우리 집 생활비 관리에 투입된 이후로

난생처음 700만 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했다.


그 전과 소비 생활이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평소에도 나름 절약하는 편이었던지라 전보다 더 쪼들리는 생활을 겪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더 웃긴 거다. 생활이 평소와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전에는 200만 원도 못 모았다는 게. 그만큼 예전에는 흐지부지 생각도 안 나는 곳에 조금씩 돈이 새어나갔다는 소리겠지. 근데 대체 왜 그때는 안 되고, 지금은 되는 걸까?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지금은 돈을 모으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는 점이 예전과 달랐다.


전에는 적금 통장 2개(정기 적금, 자유 적금)에다가 돈이 생기면 넣고~ 안 생기면 말고~ 이런 식이었다. 10만 원짜리 정기적금 넣어봐야 큰 목돈 안 되고, 자유 적금은 매달 목표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잘 안 모아지고. 저금 액수를 늘리면 생활비 부족할 때 또 해지해야 할 테니 적금 통장을 늘리는 건 별 의미가 없고. 그렇게 확실한 규칙과 확고한 목표 없이 늘 대충대충 돈을 모았다.


그러다 풍차 돌리기를 시작했다.

매달 10만 원짜리 적금에 가입해서 1년 뒤 120만 원씩 받겠다는 계획과 목표가 확실해졌고 그게 우리 집 월급으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 는 일이 됐다. 그래서인지 그걸 달성하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 절약하는 족족 돈이 생기는 족족 무조건 적금! 솔직히 지키지 않아도 되는 단순한 목표 좀 생겼다고 뭐가 크게 달라질까 싶었는데, 1년이 지나고 나니 그동안 절대 달성하지 못했던 액수의 돈이 모아져 있었다.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다.

소득이 적어 통장이 4개(총 저금액이 40만 원)로 늘어났을 때 생활비가 쪼들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적금을 늘리기가 어려웠고 아무리 절약을 해도 여윳돈을 만들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욕심이 있어서 억지로 통장을 늘리긴 했는데, 5개부터는 각 통장에 제때 저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 1년 동안 12개가 됐어야 할 적금통장은 10개 되었고, 몇몇 적금은 아예 입금하지 않고 있다가 1년 후에 하나씩 만기가 서 120만 원이 생기면 그 돈으로 나머지 적금 통장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2017년에 시작한 풍차 돌리기는 가입기간 1년, 매달 10만 원 적금 통장 10개로 끝이 났고, 모은 돈은 1,000만 원이 아닌 700만 원 정도가 되었. 이후 이 일부는 바로 예금에 가입함으로써 예금 풍차 돌리기로 관리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이게 꾸준히 유지되었으면 지금쯤 못해도 2천만 원의 현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저금되어있는 돈은 1,000만 원 정도. 너무 현금만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좋은 건 아니라서 보험 연금에 추가 납입하고, 주식 좀 사고, 생활비에도 좀 보태고 그러고 있다. 어쨌든 여기서 중요한 건 아직도 천만 원이라는 돈이 남아있다는 거다.


풍차 돌리기를 하면서 얻은 건 목돈만이 아니다.

일단, 이 덕분에 전에 내가 생각보다 쓸데없는데 돈을 꽤 많이 썼다는 걸 알게 됐다. 소득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예전에는 저금할 돈이 없었고, 지금은 저금할 돈이 있다는 건 그동안 돈을 안 써도 되는 곳에 얼마나 써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으니까. 1년간 700만 원 정도를 모으면서 그동안 이 돈을 안 써도 잘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참 씁쓸하더라. 그동안 흐지부지 새어나간 돈 모아놨으면 지금쯤 아버지 연금 수령액이 조금 더 늘었을지도 모르는데. 


꾸준히 저금하는 좋은 습관도 생겼다. 들어서 지금도 늘 적금을 하고 있다. 요즘은 정기 적금 2개, 자유 적금 하나만 가지고 쓴다. 예금은 계속하고 있고. 이제는 적금을 안 할 생각을 하면 불안하기까지 하다. 완전 중독이다, 중독. 좋은 중독.


마지막으로 풍차 돌리기의 최고 매력은 매달 돌아오는 만기일이다!

이건 감히 치킨에 비할 수 없고 함부로 풍차 돌리기를 허접하다 막말할 수 없는 그런 위대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 월급 외에 매달 120만 원이 꽁으로 들어온다는 게 얼마나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지! 겨우 매달 120만 원, 이거 더 받는다고 당장 집을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숨통이 뻥하고 트이는 느낌과 평생 옥죄던 가난에서 탁 풀려나는 기분은 경험할 수 있다. 매달 일하지 않아도 월급 외에 120만 원이 생기니 아파서 병원에 가도 병원비 걱정이 없고, 카드값 좀 많이 나와도 아무런 걱정이 없고, 돈을 쓰면서도 생활비 걱정하는 일 없고.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이었다. 


1년에 딱 1번 적금 만기일이 오는 것과는 완전 다른 차원에 삶. 이래서 다들 건물주가 짱이라고 하나 싶다. 일 안 해도 매달 따박따박 월세 받으며 살 수 있으니까. 어쨌든 자주 돌아오는 목돈이 주는 마음의 여유, 이것 때문에 내가 저금 중독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정말 겪어봐야만 안다.


적금 풍차 돌리기는 정말 누구에게나 강추하고 싶다.

안 모이던 돈이 모이니까. 그것도 꽤 많이.

좋은 습관이 드니까. 돈을 모으는.

그리고 만기가 돌아오는 날마다 시간이 흐르면 짜릿한 쾌감과 함께 더 나은 삶이 주는 안정감도 느낄  있으니까.

평생에 1년, 살면서 딱 한번 꼭 해보기를 바란다.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적금 풍차 돌리기 할 때 8개월 간 만들었던 8개의 적금 계좌들.


통장 1개에 적금을 여러 개 들어놓는 바람에 사진은 이렇게 다른 통장에 있는 애들만 모아서 찰칵!  '-'


풍차 돌리기를 한 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저금하는 습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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