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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Jan 10. 2022

일과 여행을 같이, 제주도 워케이션 숙소




워케이션(workation) 이란 

work와 vacation의 합성어로, 여행지에 머무르며 업무와 휴가를 겸하는 방식을 뜻한다.

나는 5박 6일간의 제주도 출장을 통해 워케이션을 경험해봤다. 각각 특성이 다른 3곳의 숙소에 머물렀는데, 일과 휴식을 모두 즐기기 좋은 곳도, 그렇지 않은 숙소도 있었다. 민박, 호텔 그리고 펜션까지. "제주 워케이션, 어떤 숙소가 좋을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글 스텔라





민박
제주스러운 시골 집, 하루방 민


구좌읍 하도리에 자리한 하루방 민박



'제주도 숙소'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고즈넉한 동네, 낮은 돌담에 둘러싸인 작은 집. 그 이미지에 잘 들어맞는 숙소인 하루방 민박을 소개한다. 하루방 민박은 제주에서도 가장 제주스러운 바닷가 시골 마을,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다.



하루방 민박 앞 골목



하루방 민박은 제주도 전통가옥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마당엔 대문이 없고 마당을 지나 각 건물의 출입구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 총 3채의 건물이 있는데, 이 중 2개의 건물이 숙소로 사용되는 중이다.



하루방 민박의 마당 / 2개의 침실을 갖춘 별채



내가 묵은 숙소는 작은 거실 1개에 침실 2개가 딸린 별채. 최대 2인까지 머물 수 있지만 3~4인이 머물러도 충분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크기다. 맞은 편엔 침실이 1개인 (영유아 포함 최대 2인 투숙 가능) 또 다른 별채도 있다.





거실 겸 부엌엔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및 각종 식기 도구와 조리 도구가 갖춰져 간단한 요리를 해 먹기도 좋다. 식탁은 따로 없으며, 레트로 감성의 접이식 양은 밥상이 준비됐다. 맥주와 간단한 주전부리 또는 노트북 하나 올리기 적당한 크기.





침실은 TV, 화장대, 벽걸이 에어컨을 갖춘 방. 필자는 이 방을 사용했는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TV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다음 날 아침엔 화장대에 앉아 나갈 준비를 했다. 실용과 감성 중 실용적인 걸 선호한다면 추천하는 방.





두 번째 침실은 비교적 감성을 챙긴 방이다. 바닥에 깔린 부드러운 러그, 감성 카페를 연상시키는 전신거울과 조화까지. 딱 봐도 사진찍기 좋은 공간이다. 하루방 민박에는 침대가 없다는 사실 참고하자. 그 대신 바닥에 깔 수 있는 이불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불이 꽤 두툼해 불편하지 않다.



늦은 저녁에도 시간을 보내기 좋은 마당



마당엔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과 조금 낮지만 맥주 한 잔 기울이기 좋은 작은 테이블 그리고 민박 입구 앞 평상 위 작은 양은 밥상까지 총 3개의 테이블이 준비됐다. 밤 10시가 넘어야 마당의 조명이 꺼지기 때문에 늦은 저녁까지도 머물기 좋다.





하루방 민박은 바쁘고 지친 일상 속 잔잔한 위로가 되어주는 시골집 같은 곳이다. 마당엔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3개의 테이블이 있어 선선한 바람이 부는 늦은 저녁까지 일하기에도 좋다. 다만, 마당은 공용 공간이라는 점 알아두자. 혹, 다른 투숙객들이 파티를 즐기면 일하기엔 조금 힘들 수도.

여름 방학 할머니 집에 내려온 듯한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고,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워케이션 숙소로 추천한다.




위치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하도3길 113-2
비수기 평일 기준 1박 10만원 초반 (최소 2박 필수)






호텔
가성비 숙소 일레인 호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해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일레인 호텔. 번화가에서는 차로 약 3~5분 거리로, 가까우면서도 적당히 떨어져 있어 분위기는 조용하다.





호텔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 딱히 좋은 뷰도 없고, 갖춰진 부대시설도 없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이기에 가성비 호텔로 머물기 좋은 곳이다.





객실은 디럭스 킹, 디럭스 트윈, 패밀리 트윈 이렇게 3 종류로 나뉜다. 필자가 예약한 객실은 디럭스 트윈. 침대, 화장대 등 가구는 모두 원목으로 되어 있다보니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내 방같은 아늑함과 함께 편안함을 선물하는 곳.





커피 포트, 슬리퍼, 옷걸이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어메니티를 모두 갖췄다. 일레인 호텔은 필요한 요소들로만 깔끔하게 꾸며진 곳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화장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불투명한 유리의 여닫이 문이라 조금 불편할 수 있다.





테이블은 작은 라탄 테이블 하나가 전부. 일을 해야 하거나, 여러 음식을 올려놓고 먹기엔 조금 작은 크기라 아쉬움이 느껴졌다. 음식을 놓을 자리가 부족해 임시방편으로 화장대 의자를 가져와 테이블 삼아 이용했다. 화장대가 꽤 크고 좋아 일할 땐 화장대를 업무용 데스크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레인 호텔에서의 낭만을 찾고자 하면, 객실에 딸린 테라스로 나가보자. 한눈에 들어오는 초록빛 정원이 여행의 기분을 더해준다. 밤이 되면 고양이들이 정원을 뛰노는데, 이 귀여운 풍경을 지켜 보는 것도 꽤 재미있더라.





워케이션보단 오로지 휴식을 위한 숙소로 추천한다.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숙소라면 추천. 하지만 업무를 겸해야 하는 워케이션 목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업무용 데스크로 사용할만한 테이블이 애매하기 때문.

라탄 테이블은 높낮이가 낮은 편이라 업무용으로는 조금 불편하다. 그 대신, 화장대를 데스크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꽤 크고 높낮이가 적당해 생각보다 괜찮았다.



위치 : 제주 서귀포시 일주서로 660
요금: 비수기 평일 디럭스 트윈룸 기준 1박 65,000원






펜션
낭만 넘치는 통나무 집, 시류객잔



'오랜 여행자들이 만든 통나무 숙소'라고 소개되는 시류객잔. 10년 넘게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사진도 찍는 여행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시류객잔의 사장님이 여행을 다니며 가장 이해되지 않는 정책이 바로 변동되는 숙소 요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류객잔은 1년 365일 내내 요금이 동일하다. (객실별 요금은 다름)





시류객잔은 커플룸 복층 독채, 가족룸 독채, 여자 도미토리 6인실 그리고 남자 도미토리 6인실로 이뤄졌다. 필자가 예약한 객실은 커플룸 복층 독채.





내부로 들어서면 영화에서나 보던 숲속 어느 산장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시류객잔의 분위기를 완성해 주는 벽난로와 바닥에 깔린 보헤미안 느낌의 러그까지. 여행자의 향기가 물씬 풍겨오는 이곳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를 모험심이 불끈 솟아오른다.





테이블은 소파 앞 유리 테이블과 부엌 내 식탁, 이렇게 2개. 유리 테이블 높이가 조금 낮지 않냐고? 소파를 등받이로 사용하는 건 한국인의 국룰 아니던가. 소파에 등을 기대앉으면 높이가 딱 맞다. 식탁은 노트북 2개를 올려두고도 여유 공간이 충분하다.




2층에서 바라보이는 창문 너머 풍경



싱글 침대 2개가 놓인 2층으로 올라가면 창문 밖으로 환상적인 오션 뷰가 펼쳐진다. 통나무 숙소이다 보니 산속에 위치해 있을 것 같지만, 제주의 푸른 바다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 이른 아침 일어나 2층 침대에 앉아 밖을 바라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은 바로 테라스. 나무 의자 2개가 놓여 있는데, 이 의자에 앉아 보낸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낮엔 햇살 아래 눈부신 바다를 바라보며, 밤엔 운치 있는 야경을 감상하며 힐링을 즐기기에 좋은 곳.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 위로 쭉 뻗은 야자수 덕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온 듯한 색다른 기분도 든다.



카페 로빙화에서 일하는 중



시류객잔은 ‘로빙화'라는 카페를 함께 운영 중이다. 해먹 위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폿, 수제 버거 맛집으로 유명해진 곳인데 펜션에서 도보 1~2분 거리로 아주 가까우니 꼭 들려보자.




펜션 내에 넉넉한 크기의 테이블 2개가 있어 업무를 보기 좋다. 도보 1~2분 거리에 카페 로빙화가 있어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맞추기 좋은 곳.

숙소 앞엔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져 해외 휴양지로 여행 온 듯 색다른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일하기에도, 휴가를 즐기기에도 좋은 숙소.




요금: 커플룸 복층 독채 1박 100,000원
워케이션에 좋을까?






에디터 추천 워케이션 숙소는?


♀️ 아띠

- 추천순위: 시류객잔 > 일레인 호텔 > 하루방
- 이유: 시류객잔은 넘사벽이었다. 휴식 공간과 작업 공간도 분리되었고 심지어 숙소 창 밖으로 이국적인 뷰가 펼쳐지니 일을 하더라도 덜 우울한 느낌. 커피 한 잔이 생각날 땐 바로 앞 카페 로빙화로 향하면 되니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그렇지만 다음엔 워케이션 말고 놀러가고 싶다.



♀️ 스텔라
- 추천순위: 시류객잔 > 하루방 > 일레인 호텔
- 이유: 낭만 넘치는 통나무 집, 이국적인 풍경은 완벽한 휴식을 선물했다. 테이블이 2개라 숙소에서 일하기 편했고,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바로 앞에 카페 로빙화가 있다는 것은 아주 완벽한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work와 vacation을 모두 충족 시켜 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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