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토대로 브런치에 작성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 '작가 신청'은 이틀 뒤 반가운 소식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거창한 이유는 아니였습니다.
회사에 얽매여 아이에게 미안한 순간들과 나의 고민, 그리고 일상의 조각들을 어딘가에 남겨두고 싶었을 뿐이었거든요.
완벽하게 내 일을 해내고 싶은데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 아이와 보내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한심함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공감과 위로보다는 내 감정을 폭로하는 글이다 보니 몇 번의 작가 신청은 매번 탈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걸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걸까?'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워킹맘으로서 힘겨운 삶을 토로할 것이 아니라, 내가 일을 하며 느꼈던 성취감과 아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걸.
아이는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 나은 나로 성장할 계기이자 발전하게 하는 존재라는 사실. 그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것을요.
초등학교 때 처음 접한 컴퓨터를 계기로 시작한 꿈은 나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문화의 집합체라고 할 만큼 게임은 기술적 요소뿐 아니라 감성적인 요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꿈을 향해 달릴 때면 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창조자가 된 것만 같아 이 업계에 일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서 삶의 무게는 내가 그동안 살아온 모든 것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나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세상은 나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고, 그것들이 부당한 결과로 다가왔습니다.
받아본 적 없는 배려를 이유로 누락된 승진.
아이 엄마라는 이유로 강요되는 모성애.
제가 꿈꾸던 부모란 이런 모습이 아니였기에 두 길 사이에서 길을 잃고,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런 삶을 사는지에 대한 의문과 무게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하루하루의 번아웃을 일기 형태로 노트에 기록했다. 다정했던 남편의 변화, 그동안 달려온 커리어의 변화, 그리고 육아 사이에서 반복되는 시행착오 등을 담아 기록했고, 언젠가 이 글을 토대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하지만 다시 업무에 복귀한 후 삶에 지쳐 꿈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강요된 시간으로 채우며 꾸역 꾸역 버티다 보니 꿈이 희미해졌습니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 선정 소식은 내가 나 스스로에게 인정받았다는 의미였습니다.
평생을 남에게 맞추고, 인정받으려 아둥바둥 살아왔는데, 모든 것을 내려놓은 지금에 와서야 나에게 인정받는 첫 걸음이 놀랍고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친한 몇 분에게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언제나 저를 응원해주고, 앞으로 나아가고 계신 저의 롤모델이신 분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나의 글이 정말 가치가 있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처음 블로그를 쓸때보다는 덜 무섭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보다 더 무거운 마음으로 제대로 써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지만, 이것이 성장의 과정이라고 믿기에 두려움과 함께하는 설렘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보려 합니다.
브런치 작가 선정은 이제 시작임을 앏니다.
내 삶에 큰 변화는 연재 주기에 글을 쓰는 것 외에 없지만, 마음은 빛나기 때문이죠.
여전히 예측되지 않는 삶은 두렵고, 제 모든 도전을 무섭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에게 멋지게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보여주고 싶기에 인생의 정답을 찾는 순간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내가 겪은 고민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주고, 누군가에게 일상의 작은 위로가 힘을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두 아이는 엄마 껌딲지가 되어 붙어 있습니다.
1년동안 함께 있는데도 여전히 엄마가 그리운 내 아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었기에 회사라는 시스템을 나와 도전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