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 올리는 편지, 아홉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는 몸을 가지고 노는 일은 줄어들고 책에 얼굴을 묻고 있는 시간만 늘어갔습니다. 20대 후반, 요가원에 들어섰을 때 제 어깨는 수년간의 결과로 안으로 말려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쉽사리 펴지지 않아 낙담하듯 말했습니다. "조금만 더 어렸을 때부터 요가를 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요..." 그 말에 지인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겪은 사람과 처음부터 문제가 없던 사람과는 분명 다를 거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이 마음에 닿아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굽어진 어깨에 애정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는 한마디에도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복작거리는 세상의 매력인가 봅니다.
'어깨가 굽은 것은 문제다'라고 여기는 순간 그것은 '해결해야 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맙니다. 어쩌면 '문제' 대신 '기회'로 볼 수도 있겠지요. 어깨가 굽은 다른 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테니까요. 이처럼 마음결에 따라 세상 전부가 변할 수 있으니... 마음의 거울을 닦는 일을 절대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은 봄날처럼 햇볕이 따뜻합니다. 한발한발 봄이 걸어옵니다.
글 /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