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마무리

by 이서

나는 하루를 열심히 산다.

내일도 살고 싶어서.


매일 저녁 열 시.

내 공간의 침묵 끝에,

어색하지 않게 따라오는 생각들이 온순한 모양새로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침대에 누워 가만히 주광색의 조명을 바라보고 있자면,

생각들이 나를


투욱-


툭-


건드리고 지나간다.

그러면 나는 공명하는 다리처럼,

생각이 던져놓은 파동이 커지는 걸 느낀다.


그저 흘려보내면 될 걸,

기어이 손끝에 걸어보겠다고 허공을 젓는다.

불청객이 함께 잡힌다.


그들은 함께 온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마냥.


내가 붙잡은 건지, 붙잡힌 건지.


낮의 나조차도 모르는 위급한 밤에, 허겁지겁 나의 기특함을 꺼내놓는다.

게임 속 무서운 괴물을 마주쳤을 때 어떤 스킬을 써야 할지 몰라,

일단 모든 버튼을 눌러보는 초보자처럼.


맞은 편의 괴물은

두 손 벌벌 떨며 보잘것없는 것들을 즐비하게 꺼내놓은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숨을 죽인다.

비참하다.


남들에겐 쉬울 것 같은데,

나는 하루를 살아내는 게 왜 이렇게 힘드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