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 ‘근로’에서 주체적 ‘노동’으로…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전환
올해 5월 1일부터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사용된다. 1963년 이후 60년 넘게 이어져 온 명칭이 바뀌면서, 단순한 용어 변화가 아닌 노동의 의미와 사회적 인식을 둘러싼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와 정부는 2025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해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고, 5월 1일의 명칭을 ‘노동절’로 확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63년 만에 기존 이름을 되찾게 됐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근로’와 ‘노동’이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의미 차이에 있다. ‘근로’는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으로, 국가나 사용자에 의해 관리되는 수동적인 노동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노동’은 ‘몸을 움직여 일한다’는 의미로, 일하는 사람을 주체로 보는 능동적인 개념이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역사적 배경에서도 드러난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절’이라는 명칭은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됐지만, 1963년 군사정권 시기 ‘노동’이라는 표현이 이념적 색채를 띤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날’로 바뀌었다.
이후 국제 기준에 맞춰 날짜는 5월 1일로 바뀌었지만, 명칭은 유지되면서 오랜 기간 ‘반쪽짜리 기념일’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만 적용 대상이 되면서 공무원·교사·특수고용 노동자 등은 휴일 보장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노동절’로의 변경은 단순한 이름 교체를 넘어, 일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노동부 역시 이번 개정을 “노동의 주체성과 가치를 되새기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6년부터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기존에 휴일을 보장받지 못했던 공공부문 종사자들까지 포함되는 등 제도적 의미도 커졌다.
결국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의 변화는 단순한 명칭 수정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상징한다. ‘열심히 일하는 존재’에서 ‘권리를 가진 주체’로, 노동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려는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