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베르겐
노르웨이 베르겐의 새벽.
백야로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다 겨우 잠이 들었다.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며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꿈인가 싶어, 다시 자려는데 방송이 멈추지 않았다.
눈곱도 안 떼고 잠옷 바람에 카메라, 아이패드, 여권만 겨우 챙겨 나갔다.
호텔 방문은 이미 도어록이 해제된 상황이었다.
옆 방에서 나오는 사람들에게 의심 많은 한국인 티를 잔뜩 내며 거듭 물었다.
"진짜예요? 진짜예요?"
내가 머문 호텔 바로 옆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었다.
브뤼겐(Bryggen). 아름다운 목재 건물들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4세기~16세기 중기 독일의 뤼베크를 중심으로 한 상업 동맹, 한자동맹이 꽃을 피울 당시, 노르웨이 베르겐의 항구 역시 중요한 거점 중 하나였다고 한다. 1070년 경 형성된 항구는 1350년경 한자동맹 소속 상인들이 활동을 시작하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당시 세워진 가옥들은 대부분 3층 목조 가옥 형식으로, 뒤쪽엔 창고나 저장고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