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택스 절세 수업> 다섯번째 탐구
안녕하세요,
ISTI입니다!
핑크 택스 절세 수업 마지막 현장수업까지 팟빵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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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핑크 택스 절세 수업을 찾아주신 생산자는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상품인 월경컵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신 분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많은 분께 생소할 수 있는 월경컵 세척 티슈를 판매하는 나마우의 홍차님을 모셔봤습니다.
Q. 나마우 브랜드와 나마우의 상품, "손컵티슈"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나마우는 2018년 소셜벤처 경연대회의 일환이었던 KT&G 스타트업 캠프에서 시작된 여성용품 브랜드입니다. 제품군은 1가지이며, 크게는 여성용품, 세부적으론 월경컵 세척 용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나마우 손컵 티슈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손티슈, 컵티슈 2개로 이루어져 있는 제품입니다.
2스텝으로 사용하는 제품인데요. 화장실 칸 안에 들어가 손티슈를 꺼내서 손을 닦은 뒤, 월경컵을 체내에서 꺼내고, 컵티슈로 컵을 닦은 뒤, 컵을 다시 체내에 삽입하면 됩니다.
월경컵을 집이 아닌 공중 화장실과 같은 외부에서 교체할 때 불편함 없이 위생적으로 세척 가능하도록 제작한 제품입니다.
또한 버릴 때에도 혈이 묻은 티슈를 변기에 내려 버릴 수 있는 플루셔블 재질(생분해성 원단)을 사용했습니다. 휴지통이 없어도 월경혈이 그닥 문제가 될 일은 없게 제작했습니다.
Q. 구체적인 사용 상황을 가정하신 건 아무래도 직접 월경컵 이용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이겠죠? ISTI는 실제로 이론수업을 진행하며, 월경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외부에서 교체하는 어려움을 걱정했었거든요.
제가 월경컵 이용 경험이 있기도 하고, 2018년 소셜벤처 프로그램 당시 생리대 유해성 관련 안전문제에 의해 생리대 이외의 월경용품 관심이 대두되는 중이었는데요.
그 중 월경컵이라는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된 여성용품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던 것 같아요.
아마도 한국에서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제품이기도 하고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되다 보니 안전하기도 하고, 다회용이라서 친환경적이라는 점 때문에 인기가 높았던 것 같아요.
사용 방법이 탐폰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대안이었던 것 같구요.
하지만 월경컵은 이러한 차별성 때문에 더욱 위생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첫 사용시, 사용 중, 사용 후 전부 세척이 필요하죠.
집에서는 딱히 문제될 것이 없는데, 학교나 회사, 캠핑 등 다양한 외부 활동 중 월경혈을 덜어내고 컵을 세척해야 하는 상황이 정말 난감한거죠. 그래서 손컵티슈를 고안해냈습니다.
Q. 월경컵 사용이 대중화된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화장실 안에 월경컵 세척이 가능하도록 세면대가 있다고도 하더라구요. 이런 세면대의 대안으로 보면 될까요?
사실 핀란드 루넷컵, 메루나컵 등 회사에선 월경컵을 간편히 세척할 수 있는 티슈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국내 제품은 (법적으로) 전성분 표시 의무가 있는데 반해 외국 제품이라 전성분을 알 수 없고(ISTI: 외국 제품은 전성분 표시 의무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성분 표시가 엄격한 곳도 흔치 않다고..), 구매가 힘들뿐더러. 가장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월경컵을 제거하고 삽입할 때의 손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는 겁니다.
아무리 손을 씻고 화장실 칸에 들어가도 수도꼭지나 화장실 문 손잡이의 세균을 피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기존에 간과한 사용성을 추가해 손티슈와 컵티슈를 함께 제작했습니다.
Q. (손티슈의 추가로) 사용경험은 편해졌겠지만, 제작자로서는 손컵 티슈도 여성의 몸에 넣을 월경컵에 영향을 주다보니 제작(특히 소량 제작..)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ISTI의 생산자 대상 필수 질문을 드릴게요: 제작과정이나 판매까지의 비용 시간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작 시작 전의 과정을 먼저 설명 드리자면 제품 초기 아이디에이션 하고,
리서치 후 제작가능 업체 미팅까지 2-3달이 소요되었어요.
이후 MVP 제품을 제작해 소비자 테스트를 1달 정도 진행했구요.
다시 최종 제품을 위한 리서치 및 제작 가능 업체 미팅까지 2-3달이 소요하고 제품 및 브랜드 디자인 1달, 양산하고 유통까지 4-5달이 소요되었습니다.
저희는 정부 과제 선정으로 제작비용 2,500만원을 지원받았었는데 1,500-1800만원 정도가 순수 티슈 제작비용이었구요, 물티슈, 포장 등에 사용되는 비닐도 구매하여 제작이 필요했습니다.
저희는 아무래도 아직 소량 제작인데 최소 발주 수량이 비닐 롤 같은 경우 한 롤에 6,000-8,000m 단위다 보니 이런 걸 고려해 초기에 제품을 생산하는 데 꽤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Q. 저희가 역시 다른 제품 관련 생산자분을 만났을 때도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초기 생산에 있어서 큰 어려움인 것 같아요. 이런 것 외에도 제작 시 어려운 점이 있으셨나요?
아무래도 월경컵 시장도 작은데 저희는 더 좁혀서 월경컵을 ‘세척하는’ 시장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없는 길을 개척해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없던 제품에 대한 제조 리스크가 컸습니다.
특히 주어진 자금 안에서 저희가 제작하고자 하는 스펙대로 제조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았습니다.
제조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계의 특성과는 달라져야하고, 또한 없던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단가가 높은 편이기도 합니다.
한편, 실제 제품에 대한 유해성 검사 실험이 어려워 최대한 기성품인 여성 청결제 티슈와도 유사한 약액 조합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조사 생산자분들이 어린 여성에 대한 약간의 무시가 있으셔서 이런 걸 대응하면서 제품을 생산해내는 것도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Q. 그럼 이렇게 탄생한 나마우 손컵티슈의 시장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한데요.
수익이나 주 소비층에 대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주로 고객 부늗ㄹ이 한 번 구매하실 때 15,000-17,000원 정도 결제하시는데 이는 저희 제품 1개 가격입니다. 나마우 손컵티슈로 인한 평균 수익은 월 6-10만원도 정도 인 것 같아요. (모두 묵념...)
현재는 이지앤모어라는 월경용품 전문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2년간 소비자분들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며, 20대 초중반이 주 고객이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보통 30대 중반 이후로는 월경혈 양이 적어지면서 하루종일 월경컵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세척을 하지 않고도 사용하신다고 해서 이런 특성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Q. 인상적인 소비자 반응이 있었을까요?
작년 이지앤모어의 연례 월경박람회에서 판매 부스를 운영할 때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텀블벅 펀딩 때 구매하신 분이 너무 편하게 잘 썼다며 쟁여가려고 월경 박람회 오셔서 추가 구매하셨는데 나름 저희 제품의 팬이 생겼던 것 같아서 기억이 나네요.
그 외에도, 중고등학생들이 트위터를 통해 나마우를 알게 되어 직접 구매하러 오셨던 게 인상 깊습니다. 학교 끝나고 학원까지 다니며 오랜시간 앉아있어야 하는 불편함에 월경컵을 구매하며 저희 제품도 같이 사가셨어요.
Q. 작은 시장이지만 월경컵을 이용하는 여성들에게는 확실한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제품인 것 같네요.
이외에도 나마우 손컵티슈를 제작함으로써 기대했던 효과가 있으셨나요?
월경컵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월경용품에 드는 금전적, 환경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금전적 측면에서는 일회용 월경용품은 한달에 1만 5천원 평생 400~500만원 가량 소비하는데 월경컵은 3~5만원이나 한 번 구매시 반영구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절약이 되지요.
물론 월경컵 권장 사용기간은 2~3년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년에 15,000원 꼴이니까요.
환경적 측면에서는 일회용 월경용품은 하루에 4~6개씩 1번 주기에 약 15~20개 사용하는데 비해,
월경컵 사용 시 나마우 손컵티슈는 한 주기당 많아도 4개만 사용하면 되니까요.
Q.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꿈꾸는 제품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여성 대상 월경/정혈용품 시장은 사실 여성들만이 소비자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이론 수업에서 이야기 나눴듯..) 여성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점 또한 많은 시장인데요. 이 업계(?)의 생산자로서, 업계의 특성과 업계에서 여성 소비자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 같은지 자유롭게 의견 공유해주세요.
ISTI가 주제로 삼고 있는 핑크택스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장 큰 예가 생리대 가격과 관련된 문제죠. 또한 그로 인해 파생된 환경이나 건강 문제들. 결국 누군가 회피하는 문제로 인해 다른 누군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만 양산되고 있는 꼴이죠.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자면,
가격과 관련해서는 시장 점유율 47% 독과점 구조의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가격상승을 주도해
다른 상품 대비 가격상승률이 2배나 오르는 점은 아마도 핑크택스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환경과 관련해서는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일회용 기저귀 제조사와는 달리 일회용 생리대 제조사는 폐기물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습니다.
두 제품 모두 매립 후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나,
생리대 제조사는 환경부담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즈앤모어나 나마우 같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동료, 사회구성원 즉 동일한 문제나 의식을 가진 여성 소비자를 페르소나로 인식하는 산업 주체들도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Q. 여전히 어렵고 변화할 점이 많은 시장이긴 하지만 나마우 같은 여성 생산자의 등장이나 유기농, 친환경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들이 시장을 개선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변화들 속에서 여성에게도 더 와닿는 가격이든 안전이든 실질적인 이익이 있으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들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시장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식과 정보 제공에 대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월경컵 같은 제품도 사실 2017년에 생리대 파동같이 정보가 공개되며 좀 더 활발하게 논의된 대안이니까요.
여성들의 선택의 제한 역시 큰 불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과, 몰라서 눈 앞에 놓여진 것만 선택하는 것은 크나큰 차이인데,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가려면 아는게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용품만 봤을 때, 아직도 한국에선 생리대, 탐폰, 월경컵 정도가 주 여성용품이지만, 사실 수십가지의 여성용품이 있다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많은 정보들이 공유되며 시장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월경용품 시장과 다양한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으로서 많은 제품들을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월경용품에 대한 내용이 더 궁금하시다면?! 저희의 팟빵(ㅎㅎ..) 팟캐스트도 있지만, "피의 연대기"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서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당연할 것 없는 월경용품과 그 제품들을 쓰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니 몹시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저희 마지막 수업 리포트를 끝마치게 되었는데요!
놀랍게도 미련넘치게도 수업은 끝났지만, 저희는 아직 끝이 아닙니다~!
이제까지 저희가 이야기한 주제들에 대한 소규모 대잔치!(라고 하고 사실 그냥 잡담)를 벌이려고 합니다.
핑크 택스 절세 수업의 품목들에 대한 이야기도, 여성들이 주도하는 소비시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ISTI 제멋대로 주는 어워즈(대체 뭐에 대한 시상이냐구요? 저희도 몰라요. . . 그냥 이대로 끝나기 아쉽잖아요ㅠ)도 진행할 예정이니, 그 때 (그 땐 정말 마지막 ㅠ) 마지막 리포트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 리포트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