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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팔로모짜렐라 Aug 26. 2021

처음, 시작부터 답이 없었던 이탈리아 생활

이탈리아 워킹 홀리데이 비자

2018년 어느 날 나른한 오후 코모호수에서

2016년 이탈리아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처음 오게 되었다.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들은 체류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나도 체류허가증을 받으러 이민국에 갔다. 남편의 고향은 카세르타 (로마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지방이다)다. 카세르타 이민국에 도착하여 길게 줄 지어 있는 사람들 뒤로 섰다. 3시간쯤 기다렸을까, 내 순서가 왔다. 문이 닫혔다. 업무시간이 끝났다고 했다. 이틀 뒤에 다시 오라고 했다. 이틀 뒤 아침 일찍 도착했다. 그날도 3시간 정도 기다렸다. 내 차례가 왔고, 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있으며 체류허가증을 받으려 한다고 전했다.

사무실 직원 중 단 한 명도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 직원이 무겁고 먼지 쌓인 책을 가지고 오더니 열심히 3분간 목차를 뒤져가며 찾더니, "아! 여기 있네요, 워킹 홀리데이 비자." 그러더니 예약 날짜를 잡아주고 달랑 종이 쪼가리에 날짜와 시간을 적어주셨다. "오시는 날 여기에 적힌 구비서류를 챙겨서 오세요, 이날 신청하는 날입니다."

 "..............????????????? 네? 신청이 오늘이 아니라 이 날짜에 신청을 한다고요?" 나는 신청 날짜를 봤다. 6개월 뒤인 10월 중순쯤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체류허가증 신청 전까지는 일을 하실 수 없습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와서 반년 간 일을 하지 말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당시엔 내가 일을 구할 거란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그냥 이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린 그렇게 이탈리아 몇 개의 도시와, 테네리페, 바르셀로나, 코르푸를 여행하고선 학생비자를 받아 다시 호주로 돌아갔다. 이때까지도 내가 이탈리아에 살 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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