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이 보낸 시간이 남긴 보물

by 아인도

지난 날을 돌아보면 후회와 아쉬움이 먼저 떠오른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그저 흘려보낸 시간들, 상처만 남긴 잘못된 선택들,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허공에서 맴돌았던 노력들. 나이가 들수록 ‘그때 왜 그랬을까’ 되새기는 기억은 점점 더 늘어난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으려 '정답'이라 불리는 길을 따르게 된다. 컨설팅이나 조언을 통해 꼭 필요하다고 검증된 진로를 골라내고, 시행착오는 가능한 한 피한다. 인생의 핵심 요약집을 한 번 훑듯, 최소한의 실패만 감수하며 사회가 정한 성공의 기준에 도달하려 애쓴다.


하지만 장자는 ‘쓸모없음의 쓸모’를 말했다. “땅은 끝없이 넓지만, 사람이 밟는 건 그중 아주 일부일 뿐이다. 그렇다고 나머지를 모두 깎아내 버린다면, 사람이 과연 그 땅을 온전히 쓸 수 있겠는가.”


인생에서 꼭 필요한 과정만 선별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욕망과 상황이 다르고, 시대의 흐름 또한 끊임없이 변한다.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하고 필요했는지는 시간이 흘러 과거를 되돌아볼 때 비로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역설적으로 ‘무엇이 필요하지 않았는가’를 성찰하는 순간에 더 분명해진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하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이라 믿는 일에 의문을 가지기보다 묵묵히 이어가는 것. 훗날 그것이 시간 낭비였음을 깨닫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 헛되이 흘려보낸 시간이 있어야만, 인생의 보물 같은 순간들이 더 선명하고 귀하게 빛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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