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옴표에 대하여

by 아무

따옴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작은 따옴표 다른 하나는 큰 따옴표다 따옴표가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하나씩 붙어 있으면 작은 따옴표라고 하고 두 개씩 찰싹 붙어 있으면 큰 따옴표라고 한다 큰 따옴표와 작은 따옴표가 담아내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작은 따옴표가 담아내는 것 중 하나는 사람 안에 맴도는 생각이고 이것에 대비되게 큰 따옴표는 밖으로 나온 말을 담아낸다

내가 왜 이 생각을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왜 생각을 담는 것은 작은 따옴표이고 말을 담아내는 것은 큰 따옴표라고 하는지 궁금해졌다 용도가 먼저 생긴 건지 이름이 먼저 생긴 건지 정확히 모르지만 나는 용도가 먼저 생기고 이름이 그 뒤에 생겼다고 간주하고 생각해보았다 왜 생각을 담는 것은 [작은]이고 말을 담는 것은 [큰]이라고 했을까?????????????????????????

내 생각에는 음음음 생각이 있은 뒤에 말이 있다 무수히 많은 생각들 중에 새어나갔든 끄집어냈든 한 것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이 말보다 훨씬 크다 말이 생각을 담고 있기 때문에 말이 더 크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말은 생각에서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씨를 심어서 자란 나무에 과일이 열리고 그 과일 속에 또 씨가 들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나는 말을 담아내는 것이 작은 따옴표이고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 큰 따옴표라고 해도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생각을 [작은] 따옴표에 담고 말을 [큰] 따옴표에 담았을까?????????????

헝 생각은 안에서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갈 염려가 적어서 그런가? 작은 힘으로 막아놓아도 도망가지 못하니까 작은 따옴표로 묶어둔 거고 말은 이미 바깥 공기를 맡은 애니까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큰 따옴표로 묶어둘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도망가지 못하는 생각은 한 겹으로 막고 그것보다 더 잘 움직이는 생각은 두 겹으로 막아놓은 것일까?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둘 때 드는 힘이 더 작은 것을 [작은]이라 하고 큰 것을 ][큰]이라고 한 것일까???????????????

이런 생각도 든다 생각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큰 힘이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용기가 거의 필요 없다 생각하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무언가를/누군가를 좋아하는 경우라면 예외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각은 내 안에서는 시끄럽지만 밖에서 보기엔 한없이 고요하게 생겨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용기가 그다지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말을 하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 말이 중요하게 여겨질수록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말이라는 것은 혼잣말이나 이상한 관계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각과 말을 하는 데에 필요한 용기의 양의 차이에 따라서 [큰]과 [작은]의 차이가 생긴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름을 붙인 사람이 '아이고 힘내라 이놈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따옴표 옆에 응원용 따옴표를 하나 더 붙여주고는 큰 따옴표라고 이름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름 붙인 사람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이름을 붙였을 것 같진 않다 애초에 내가 용도가 생기고 이름이 생겼다고 간주한 것이 옳지 않아서 이 얘기가 무용지물인 걸지도 모르겠고 흠 그래도 뭐 상관은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재미가 있었으니까 키키키 생각하고보니 지금의 큰 따옴표가 [큰] 따옴표이고 작은 따옴표가 [작은] 따옴표인 것이 아주 적절한 이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