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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생활자KAI Nov 07. 2019

자동차 강국이지만 차보다 자전거가 '갑'입니다

BMW의 도시 뮌헨은 차도가 아닌 '자전거도로'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독일에는 자동차 없는 집은 있어도
자전거 없는 집은 없다.



독일에서 자전거는 필수 교통 수단이다.

매일 신고 나가는 신발처럼 외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자전거 형태의 탈 것 역시 독일의 기술자인 바론 칼 폰 드라이스에 의해 개발되었다. 1817년에 그가 만든 ‘드라이지네’는 페달이 없는 것만 제외하면 근대적인 형태의 자전거와 거의 흡사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발명품이 이토록 자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독일 어디를 가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워낙 자전거가 보편화되어 있다보니 독일에서는 보행자도 차도 아닌 “자전거가 갑”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사람들은 학교를 갈 때도, 출근을 할 때도, 친구를 만나러 갈때도 자전거를 탄다.

각종 서비스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편 배달도 자전거, 배달의 민족이 들으면 놀랄일이지만 배달도 자전거, 환경미화원 역시 자전거를 이용한다. 이곳은 가히 자전거에 위한, 자전거를 위한 나라이다.



다들 자전거를 참 잘도 타서 가끔은 넋놓고 볼 때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씽~ 가는 모습이 왠지 자연스럽고 멋스러워보였다.  여자들은 치마를 입고도 별로 개의치 않고 자전거를 타고, 어떤 운전자들은 손을 놓고 타는 것은 기본이고 거의 반은 누워서 가는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씽씽 달린다.


독일인은 아주 어릴 때부터
자전거 교육을 받는다.


보통 두 살부터 네발 자전거를 타고 네 다섯살이 되면 두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초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전거 교육을 한다. 자전거 구조와 명칭, 도로 법규, 자전거 수리법 등을 익히고 주행 연습을 시킨다. 어릴 때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이민자들을 위한 강좌도 있다.


내가 독일에 왔을 때 가장 먼저 주의를 받은 것도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도로를 잘 구분하라는 것이었다.


보통 자전거 도로에는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다른 색깔이 칠해져 있는데 자칫 모르고 이 길을 걸어갔다가는 자전거와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고 때로는 엄청나게 신경질적인 자전거 운전자의 고함을 들을 수도 있다.



독일 사람들은 왜 이토록
자전거를 좋아할까?


우선 독일이란 땅은 자전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르막이나 골목이 많은 한국과 달리 워낙 평지가 많아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내가 사는 라이프치히의 경우 평지 중에서도 평지가 많은 도시여서 거의 오르막을 볼 수가 없다.


둘째, 대중교통 비용이 비싸다. 주마다 교통 요금이 좀 다른데 라이프치히를 예로 들어 봤을 때 가장 저렴한 기본요금(단 4정거정만 갈 수 있다)이 1.90유로이다. 거의 3천원에 가까운 액수다. 때문에 가계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자전거는 효율적인 교통수단이다.


셋째, 독일 사람들은 환경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는 핵심적 이유다. 최근 BMW의 도시 뮌헨은 차로 폭을 줄이는 대신 보행자 통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다. 자전거 도로를 늘려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서이다. 뮌헤는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제 발전을 견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교통량이 증가했고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자전거 정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주도도 있지만, 뮌헨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국민의 적극적인 요구도 크게 기여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지만 자동차 역시 무척 좋아하지만,  일상에서는 자전거를  선호하며 자동차는 여행, 이케아나 대형마트 등을 갈 때 사용한다. 무공해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늘림으로써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모습은 지구 온난화 및 각종 환경 오염을 앓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어떤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물론 한국은 지형적 특성 상 독일과 달리 워낙 가파른 길이나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를 일상에서 타는게 쉽지만은 않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움직이는 자전거처럼
그들은 지구를 지키는 일에  
바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어떤 것의 도움없이
온전히 내 두 다리의 동력에 의해 나아가는
자전거의 정직한 원리는
독일인의 근성을 닮은 듯도 하다.


사실 이 모든 이유를 떠나서 독일의 가로수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길과 평평한 녹지대를 보노라면 누구라도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자전거에 몸을 실어보고 싶을 것이다.

부드러운 바람과 청신한 나무, 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자전거를 안타고는 버티지 못할거라고 말한다. “오늘도 씽씽 달려봐, 그곳이 어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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