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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중심 치료 ABT
By 김덕성 . Apr 14. 2017

크리에이티브의 비밀은 사랑

우리는 모두 사랑이냐 율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나는 사랑받고 싶어 vs 나는 마땅히 사랑받아야만 해.

나는 안전하고 싶어 vs 세상은 마땅히 내게 안전을 제공해야 해.


나는 물이 마시고 싶어 vs 갈증이란 고약한 것은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해.



전자와 후자는 우리에게 정말 다른 현실의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전자는 그저 순수한 나의 필요와 소망을 나타낼 뿐입니다. 하지만 후자에서는 자신의 소망이 하나의 법칙/율법이 되어버립니다. 이것은 정말로 거대한 착각입니다.

나의 소망을 있는 그대로 나의 소망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을 스스로 펼쳐가게 됩니다. 그 움직임의 결과 우리는 사랑이 없던 곳에 사랑을 창조하고, 안전이 없던 곳에 안전을 창조하고, 물을 마실 수 없던 현실을 물을 마실 수 있는 현실로 바꾸어냅니다.

하지만 나의 소망을 법칙으로 바꾸어버렸을 때 일어나는 일은 심판입니다. 마땅히 되어야 할 바대로 되고 있지 않은 세상에 대한 심판, 법칙을 따르지 않는 타인에 대한 심판이지요. 심판을 통해서는 어떤 것도 새로이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기존에 있던 것들마저 소모해 없어지게 되고, 그 결과는 창조의 정반대가 됩니다.

소망으로 받아들이느냐 법칙으로 받아들이느냐, 이것은 아이냐 어른이냐를 가르는 차이와도 연결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망을 법칙으로 여깁니다. 너무 어린 나머지, 자신이 소망과 필요를 불완전하나마 채우며 살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부모의 헌신이 있었음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혹 반대로는 부모의 소망을 마땅히 따라야 할 법칙으로 받아들여 부모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소진하는 삶을 살고, 이만큼 소진하며 그대의 필요를 위해 살았으니 그대 또한 마땅히 내 필요와 소망에 걸맞는 존재가 되라 요구하게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본래 우리의 필요는 마땅히 누군가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 그것을 채워준다면 정말로 감사한 일입니다. 혹 누구도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이가 없어 슬프다면, 아무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는 사실을 밟고서, 나처럼 슬퍼하고 있는 타인의 아픔에 손을 내미는 따뜻한 움직임을 창조할 수도 있을 테지요.

스스로가 소망의 주체가 되지 않는 한 창조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내게 필요하지만 내 현실 속에 없는 것이므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 창조는 이처럼 단순하고 명확하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일 뿐입니다.


소위 말하는 크리에이티브하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것들입니다. 원하지만 없기에 아쉬운 나의 필요를 채우는 데에 온통 관심을 쏟아 스스로를 사랑했던 이들이 행한 것이 바로 창조였습니다. 내가 스스로를 사랑해서 스스로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창조한 것들이 다른 이들 또한 이롭게 하는 것. 스스로를 사랑한 결과로 나온 것들이 인간을 이롭게 해왔던 것이 인류의 삶 속에서 늘 이어져왔던 창조의 역사였습니다. 나를 위하는 것이 곧 인간을 위하는 길인 셈입니다.

그러나 나의 필요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부모, 연인, 배우자, 정치인, 스승님, 교수님, 스님, 목사님, 우주인, 조상님, 정치집단, 권력집단, 이데올로기나 거대담론, 수행전통이나 종교적 권위 등에게 요구하는 이들은 크리에이티브와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타자를 심판하게 되거나, 그들에게 의존함으로써 상호 '소진'을 낳게 됩니다. 즉, 없던 것을 만들어내기는 커녕, 있던 것마저 소모해 없애버리는 무력한 소비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지요.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필요를 당연한 세계의 법칙으로 만들어 요구하는 대신, 어른은 자신의 소망과 필요를 자신의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그 소망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내가 살고 싶은 현실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나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 어른의 모습이며, 바로 그 앎에서 이 나옵니다. 그러한 이는 스스로를 피해자로 못박지도, 않고 타인과 세상을 가해자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이 지구상에 없던 모든 것들이 그러한 창조를 통해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말이지요. 기술과 예술과 문화와 제도와 사상들. 이 모든 것들을 창조해준 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 자신의 소망에서 눈돌리지 않고, 우리 자신의 필요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위해 걸었던 모든 이들의 생생한 유산을 이어받아 우리는 오늘날 이렇게 생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삶은 바로 그러한 뜨거운 걸음 걸음 위에서, 그 숨결 속에서 이미 펼쳐져온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늘 창조했던 이들의 후손이며, 각자의 삶에서 창조를 시작할 때 우리는 또한 알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므로 창조하는 것이 나의 본성임을, 바로 생명의 본성이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항상 애씀없는 행복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Alchemic Lingu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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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학의 관점에서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심리학 놀이터, 마음과 시선>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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