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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Sep 09. 2017

그 좋아하는 빵이나 실컷 사줄걸.

당신은 빵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안동에는 맛있기로 소문난 빵집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당신과 안동을 두 번이나 다녀오는 동안에

한 번도 빵을 사준 적이 없다.

몸에도 안좋은 밀가루 덩어리가 뭐 그리 좋냐며

빵집 앞을 서성이던 당신 손을 잡고

서둘러 그곳을 지났었다.


그리고,


얼마전 혼자 안동엘 갔다.

그 빵집 앞에서 오랫동안 서성였다.


'그 좋아하는 빵이나 실컷 사줄걸 그랬네.' 하고 후회했다.


달콤하고 고소한, 막 구운 빵 냄새가

그날따라 유독 후각을 자극했다.

그래서 더 슬퍼졌다.


그날밤, 나는,

너무 커서 도저히 다 먹지 못할 정도로 큰 빵을

당신의 집 문고리에 걸어두고 오는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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