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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Oct 01. 2017

당신은 나의 완벽한 피사체였습니다.

가끔, 당신의 미소가 여전한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SNS를 염탐질 하고는 합니다.

여전히 잘 지내고 있군요.

그리고 내가 담아준 사진도

거기 그렇게 여전하군요.

다행입니다.


우리는 바다건너 어느 나라에서,

노을을 보려고 언덕을 오르다 만났죠.

그리고 그 우연한 만남때문에

당신과 나는 하루만 머무르려던 도시에서

삼일을 머물러야 했어요.


어쩌면, 금방 스치듯 끝날 인연이기에

더 따뜻하고 더 절박했는지도 모릅니다.


며칠간 담아준 사진을 보내줬을때

당신은 말했습니다.


따뜻한 사람에게서 받은 사진이라

더 따뜻한것 같다고,

내가 어떻게 나왔는지 보다는

당신이 어떤 마음으로 담았는지가

더욱 헤아려지는 사진이라고 말입니다.


가끔 미소가 예쁜 사람을 담을때마다

그날, 그 언덕에서,

그 추운계절을 녹였던

당신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연락처 대신 이메일 하나만 주고받고

기약없는 약속을 했었죠.

2년 뒤 제주에서,

우연처럼 다시 만나자고.

그 뒤로 제주를 세번이나 다녀왔는데

아직 당신을 만나지 못했네요.


혹시, 언젠가 제주에서

약속대로 다시 만난다면.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피사체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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