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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는 것

by 글쓰는 트레이너

어릴 때부터 남과 같은 것을 꺼려했다.
유행이 되면 금세 흥미가 식었고, 남과 비교되는 것도 싫었다.

잘났든 못났든, ‘비교’ 그 자체가 불편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여러 사람 속에서 소수의 입장에 놓이면,

내가 틀린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대도, 나도 각자의 의견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설 때면 마음이 자주 흔들렸다.

돌이켜보면, 그 불편함에는 커다란 오류가 있었다.
나는 완전히 옳고 그름으로 세상을 나눈 건 아니었지만,
언제부턴가 '누가 맞고 틀린가'의 긴장감 속에서 스스로를 자주 가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마음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나를 가장 불편하게 만들었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를 믿고 살아보기로 했다.

그것이 곧 세상의 이치를 따르는 길임을 알았다.


그러니 이번엔 또 다른 불편함이 찾아왔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소수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불편함은 이상하게도 괜찮았다.


이건 나만의 선택, 결단이다.

남에게 애써서 증명하거나 설득할 필요가 없다.
이 시점에서의 불편함은 외로움이었다.
내 길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 따르는 고독함.

그러나 그 고독은 앞선 불편함과 달랐다.
전자의 불편함은 내 생각이 남도 같길 바라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더 깊은 곳에는,

상대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더욱 깊은 곳에서는 나 자신을 인정하지도 믿지도 못했던 나의 내면에 있었다.


후자의 불편함은 달랐다.
남에게 이해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저 나를 믿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믿는다는 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옳다고 확신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실수하고, 그릇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도의 길로 갈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에 벗어나지만 않게,

스스로를 믿고 걸어가는 삶.
그것이 결국 나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야 알겠다.
나를 믿는 순간, '마이웨이'를 외칠 수 있다는 걸.
누가 뭐라 하든, 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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