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흰남방 Apr 20. 2018

센 강의 밤

공간의 보통날


센 강의 밤.


요즘의 파리는 라라 랜드라는 영화의 색감을 내 눈 앞에 그대로 풀어놓은 것 같다.

일주일 동안 날씨가 초여름의 날씨로 더우면서 매일매일 영화 같은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 걷고 있다 보면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오늘은 센 강에서. 그다음 날은 노트르담 뒤편 에서 와인을 나눠 마셨다.

어제는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몽마르트르 언덕 다음으로 높은 언덕에 올라섰다.

저 멀리 보이는 몽마르트르 언덕 뒤로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니

살아가면서 이 것 보다 아름다운 파리의 선셋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건 아닐지 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하늘의 어스름 위 어렴풋 남은 붉은 햇살 아래로 파리의 가로등 들은 이내 밝아지고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버스킹 소리, 운동하는 소리, 유람선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그로 인해 강물이 출렁이는 소리들이 자정이 넘어서도 파리에 여전히 울렸다.

멀리 반짝이는 에펠탑 까지도 내가 앉아 있던 강변의 풍경 속으로 들어왔다.


모든 게 완벽한 파리의 밤에

다만 네가 없었다.


그래서 너에게 문자 하나를 남겼다.

사진 한 장과 함께.


'같이 걷고 싶은 밤.'




매거진의 이전글 마지막 봄 인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