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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치도치상 Feb 03. 2024

정신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7가지 습관

행동 수정만으로도 정신을 건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지옥 같아요."

우리말을 하는 내담자를 만나면 듣게 되는 표현입니다. 심리상담을 영어로 배우고 수련을 받았다 보니 저는 궁금증이 먼저 생깁니다. 보통은 안쓰럽다는 표정을 하면서 많이 힘드시겠다고 응답할 테지만요.


저의 이런 반응에 내담자 분들은 당황해하시곤 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꼬치꼬치 묻는 상담자가 아마 불편했을 수도 있고요. "아"하고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할 텐데 말이죠.


저는 궁금합니다. 스트레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힘든 일이란 뜻인지,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혀서 그렇다는 것인지, 부정적 생각 때문에 괴롭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이 다 그렇다는 뜻인지 궁금하거든요. 트라우마를 유발할 정도 (가까운 지인의 죽음, 전쟁, 살인, 강간 등)의 스트레서가 아니라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겠죠. 그러나 그것도 제 추측에 불과합니다. "마음" 깊은 곳을 파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실제로 저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누군가 심리상담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무슨 뜻인지는 알겠습니다만 비유적 표현이죠. "마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국어사전 찾아보면 7가지 뜻이 나옵니다) 언어로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을 실제로 알 길은 없습니다. "눈치"로 추측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은 제 추측이 틀릴 가능성도 꽤 높습니다.


최근에는 "마음을 파는 것"보다 행동 혹은 행동 패턴에 초점을 두고 상담에 임합니다. 외국계 보험 회사에서는 mental health (정신 건강)라는 표현보다 behavioral health (행동 건강)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신"은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지만 "행동"은 관찰을 통해서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행동이 건강하면 심리적으로도 건강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썰이 길어졌습니다. 저는 몇 가지 행동의 수정만으로도 건강한 심리상태 혹은 행동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상태가 아니라면요. 소개합니다.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7가지 습관을요.

   

1. 출퇴근 시에 핸드폰 오래 보지 마세요

우리는 시각적 자극에 취약합니다. 우리가 스트레스 (자극에 대한 몸의 반응)를 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핸드폰을 "보고 앉아" 있지만, 뇌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뇌는 출근해서도 스크린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출퇴근 시간에도 핸드폰 스크린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니까 출퇴근 시간에도 스크린을 "보고 앉아" 있으면 쉬는 게 아니라 뇌는 쉬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적어도 출퇴근 시간만큼은 뇌가 쉴 수 있게 핸드폰 스크린을 보지 마세요. 뇌에 가장 좋은 시간은 적극적으로 "멍 때리는 시간", 고급진 표현으로는 mindfulness (명상)하는 시간입니다. 잡생각 때문에 무엇인가 자극이 필요하시면 시각적 자극 말고 차라리 청각적 자극을 주세요. 음악을 들으시든지 팟캐스트 혹은 라디오를 들으시든지 하세요. 아니면 전화통화를 하세요.


2.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누워서 핸드폰 보지 마세요

침대에서는 두 가지 활동(activity)만 합니다. 섹스와 수면. 그 외에 다른 활동을 하게 되면 몸은 조건화가 됩니다. 침대는 핸드폰 보는 곳이라고 조건화가 되어 버리면 잠이 드는 데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몸이 피곤해도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아요. 핸드폰을 굳이 보셔야 하면 침대 말고 다른 곳에서 보세요. 앉아서 책상에서 보시든지 식탁 테이블에서 보시든지 아니면 소파에서 보세요. 침대는 적극 비추합니다.


3. 갓생 미라클 모닝, 새벽 독서 하지 마세요

며칠 전 한국인 성인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25분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보통 성인의 평균 권장 수면시간은 7시간에서 8시간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어떤 사람은 9시간, 10시간을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요즘에 "갓생"이라면서 엄청 열심히 살려고 하는 운동이 있나 보더라고요. 그러면서 미라클 모닝하면서 새벽 독서하면서 수면시간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고만 열심히 사셔도 됩니다. 한국인만큼 열심히 사는 민족 전 세계에 없습니다. 오히려 충분히 주무세요. 굳이 갓생 미라클 모닝 새벽 독서 하시고 싶으시면 이른 저녁 시간부터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세요. 7-8시간 충분히 주무신다면 해도 됩니다.


4. 운동하세요

새해가 될 때마다 다짐합니다. 기필코 피트니스 센터 정기권도 끊고 PT(퍼스널 트레이닝?)도 끊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작심삼일, 작심한달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대단한 결심 안 하셔도 됩니다. 이 글을 다 읽으시고 지금 나가서 5분이라도 걸으세요. 5분이 어려우면 2 분하세요. 이번주는 매일 2분씩만 걷자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다음 주는 5분 걸으세요. 그다음 주는 10분 이렇게 조금씩 늘려나가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1시간씩 걷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는 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5. 하루 두 끼 이상 드세요

간헐적 단식이 유행인가 봅니다. 성인 남성의 권장 섭취 칼로리는 2200-2400 칼로리, 여성은 1800-2200 칼로리입니다. 나이에 따라서 몸무게, 키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그렇습니다. 단식하실 거면 하루 권장 칼로리 섭취해 가시면서 단식하세요. 몸도 몸이지만 뇌에 그 칼로리의 20% 이상이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권장 섭취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으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체적으로도 탈모 올 수 있고요, 두통, 위장장애, 섭식장애, 여성질환, 요통, 심지어 허리 디스크까지 올 수 있습니다. 적당량의 단백질, 탄수화물, 야채로 이루어진 하루 두 끼 이상 꼭 드세요.   


6. 생각 되새김질을 멈추세요

정신 건강의 가장 큰 적 두 가지가 있습니다. 생각 되새김질과 자기 비난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 수는 없습니다. 좋은 일에도 스트레스는 있으니까요. 부정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받아들이고 넘어가면 될 일인데 계속 생각이 나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빠져들어갑니다. 소가 음식물을 소화시킬 때 4가지 위로 되새김질을 하죠? 우리는 생각의 되새김질을 합니다. 되새김질 덕분에 스트레스가 4-5 정도로 끝날 일을 6,7,8 어떤 때는 10까지 치솓습니다.


생각을 멈추려고 하면 생각이 더 납니다. 미칠 것 같습니다. 원래 뇌의 메커니즘이 그렇다네요. 그러니 생각을 멈추려고 하지 마시고 다른 곳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내가 바라보는 것들, 소리, 신선한 공기, 따뜻한 차의 맛과 향, 오감을 이용해서 내 몸이 경험하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명상(mindfulness)이 다른 게 아닙니다. 내 머릿속의 생각에 하염없이 빠져들지 않습니다. 대신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각하고(being mindful of) 현재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되새김질을 멈추시고 명상하세요.


7. 자기 비난을 멈추세요.

제가 많은 나라에서 살아보지는 않았습니다만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만큼 뭐든 열심히 하는 민족 잘 못 봤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일도 성실하게, 놀 때도 열심히 (진짜 어떤 분들은 죽어라 노시는 분들도), 심지어는 신체 건강도 열심히 지킵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뭔가 생산적으로 보내지 못한 날에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특히 "남들과 비교해서 뒤쳐졌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을 탓하기 시작합니다. 유초중고 때에 반성을 너무 "열심히"해서 내면화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이미 독립해서 엄마도 선생님도 옆에 있지 않은데 내가 못나서 내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자기 비난을 시전 합니다.


자기 비난 그만하세요. 유초중고 때 들은 것만으로 충분히 비교당했으니까 이제 남들과 그만 비교하세요. 대신에 오늘 잘한 것 한 가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칭찬하세요. 어제까지 변비였는데 오늘 변을 잘 봤으면 잘 봤다고 스스로 칭찬해 주세요. 어제 야근이라서 늦게까지 일하셨으면 늦게까지 고생했다고 칭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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