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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쉐어 Jul 25. 2022

[후기]의령여자중학교 '전교생' 라이프쉐어 워크샵


한참 무르익은 7월의 여름, 아름다운 의령여자중학교 학생들을 만나고 왔어요.


아직 의령여중 친구들과 함께 했던 와글와글 라이프쉐어의 추억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순간들은 올해의 명장면으로 남을 것 같아요 :)


이번 출장은 섭외부터 현장 진행까지 경상남도 의령교육청에 심우향 장학사님께서 뜨거운 환대를 해주셨어요.


그 마음이 덕분에 학생들에게 향하는 마음도 더욱 귀하게 변하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감사합니다!


게다가 먼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 보람이 있게,

의령여중 친구들은 그 나이에 맞게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부산스러운 모습마저 순수해보였어요.



1. 반짝이는 아이들과의 첫 만남


저는 라이프쉐어 모더레이터 스쿨에서 베이직 과정을 수강한 '은재'라고 합니다. 의령여중 라이프쉐어서는 보조 모더레이터로서 현장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청소년을 좋아해서 대뜸 지원은 했지만, 처음으로 이렇게 대규모 라이프쉐어 워크샵에 참여하는 거라 처음에는 조금 긴장한 상태였어요.



하지만 금새 아이들은 와글와글 강당으로 들어섰고, 긴장할 틈도 없이 의령여중 2학년 친구들이 우당탕탕 들어오며 라이프쉐어 워크숍은 시작되었습니다. 엄청 활동적인 아이, 시선을 맞추지 않는 아이, 나를 투명 인간처럼 바라보는 아이까지 다양한 온도감을 가진 청소년들이었어요. 그 사이에서 라이프쉐어 대표 모더레이터 초롱은 페이스를 잃지 않고, 조금씩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요. 의령은 전국 인구소멸 도시 1위라고 해요. 그래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너무나도 소중하죠? 라이프쉐어 팀은 마음을 모아 이번 워크샵에서 친구들이 깊고 부드러운 대화에서, 관계에서의 평화 감수성을 느껴보길 해보길 바랬어요.



2.대화에 뛰어드는 청소년 친구들


첫 번째 시간은 강당에서 2학년 전체 (55명 정도) 와 진행했는데, 눈을 반짝이면서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아이들, 어떤 친구들은 박장대소를 하고, 어떤 아이들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가만히 상대에게 집중을 하는 그 모습 자체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10대 청소년 친구들과 가벼운 수다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현재의 고민이나, 가치관,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광경은 그 자체로 놀라웠어요. 아이들도 이런 경험이 처음일텐데 오히려 어른들보다 용감하게 대화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느끼는 기쁨과 감동이었어요. 수줍어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마음을 활짝 열어주었죠.



하지만 중간중간에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서먹해보였죠. 이때는 모더레이터 스쿨에서 배운대로 그들 사이의 역동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그들 사이에 끼어서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한명 한명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려고 했고, 누군가 온전히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느린 친구들도 조금씩 표정이 편안해 졌어요.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전체 반 분위기도 깊어지고 있었어요. 친구들은 그동안 서로 못나눈 마음에 대한 공감과 응원을 주고 받고 있었고, 그 사이 스킨쉽도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었어요. 그 광경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손 잡아줄 수 있어요?


끝날 때 즘에는 제게도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보조 모더레이터로서 먼저 내가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대화를 이어나갈 수록 친구들이 오히려 온 마음을 활짝 열고, 판단 없이 제 마음을 다 알아주더라구요. 아이들은 어쩜 그럴 수 있을까요? 우리도 원래는 그랬었겠죠?



워크숍이 끝난 뒤, 한 친구가 다가와 "손잡아 줄 수 있어요?"라고 묻길래 "그럼! 당연하지요!" 하고 손도 잡고 안아주었는데, 그때 저는 정말 큰 사랑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해요 � 대화는 역시 한쪽에서만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많이 받은 기분이었어요.



반에서 친하지 않은 친구와도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 소그룹을 모으고, 대화를 시작할 때는 장난끼 가득 와글거리다가도 , 끝날 때가 되니 모두가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아이들에게 오늘 어땠는지 물어보았어요. 라이프쉐어 대화카드에 있는 질문들은 그동안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았던 낯선 물음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친구들과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오늘 평소 그다지 친하지 않던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답해주었습니다. 친구들이 나눠진 이야기 모두가 하나하나 소중했습니다.


오늘 어땠는지 이야기 해줄 사람 있나요? 저요!


최고 핫한 카드는 '사랑'이었답니다!

이번 의령여중 워크샵은 라이프쉐어가 청소년 300명, 현역 선생님 30분과 함께 만든 <라이프쉐어 대화카드 스타터>를 활용했었어요. 7개의 키워드가 있는 대화카드인데요. 이날 중1부터 중 3까지 전교생을 만나는 동안. 가장 뜨거운 인기의 카테고리는 '사랑'이었답니다! 덕분에 짝사랑부터 이별, 현재 진행 중까지 친구들의 따끈따끈한 러브 스토리를 잔뜩 들을 수 있었어요! �


친구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도 부러웠지만, 또 가장 고민많을 시기에 서로의 이야기에 이렇게 귀기울여주는 학교 친구들이 있다는 것도 참 부러웠습니다.


3. 아이들보다 더 라이프쉐어 대화를 좋아하시는 선생님들!


무려 전교생과 함께 라이프쉐어를 즐긴 뒤, 라이프쉐어 팀은 에너지가 점점 바닥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의령여중의 전체 선생님과 함께 라이프쉐어를 진행했어요. 보통 교사 연수에 들어가면 평교사 선생님들만 주로 나오시는데, 의령여중은 교감, 교장 선생님들까지 나오셔서 라이프쉐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선생님들께는 이 시간도 직장 생활의 일부이기에, 혹시나 딱딱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요. 이것은 너무나도 기우였습니다.


막상 시작하고 나니 '선생님'이 아닌 금방 한사람의 사람으로 돌아갔어요.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며,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뜨거운 대화여행이 시작되었어요. '땡땡땡' 아무리 대화시간 종료를 알려드려도, 대화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계속 흘러만 갔죠.



특히 교장 선생님께서는 대화를 나누시면서 가족 이야기를 하시며 눈가가 촉촉해지셨는데요. 이때는 같이 마음이 말랑말랑 해져서, 온갖 감정 스티커를 잔뜩 붙여드렸습니다.



라이프쉐어가 끝날 때 즘에는 처음 시작할 때 약간 사무적이었던 표정, 경계하던 눈빛들이 싹 바뀌었어요. 게다가 여중생들보다 더욱 크게 왁자지껄하게 웃으시며 대화 나누시는 걸 보며 또 한 번 라이프쉐어의 힘을 느꼈습니다. 사회적 모습이 아닌 '나' 그 자체로 수용 받고, 마음의 찌꺼기가 해소되는 아름다운 연결의 과정을요!



제게는 2022년의 명장면으로 손꼽을 만큼 많이 채우고 또 나눈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느끼게 해준 라이프쉐어 고맙습니다 :)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완벽한 치유제였어요.

또한 동시에 모든 선생님들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의령여중 친구들 또 만나요!


* 여기까지 의령여자중학교 라이프쉐어 대화 워크샵에 참여한 모더레이터 Basic 2기 은재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m.blog.naver.com/jioia52



* 라이프쉐어 2022년 7-8월 오픈 프로그램 보기

-> https://lifeshare.kr/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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