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리더를 적으로 두지 말고, 문제를 적으로 삼아라

2-2. 리더 간의 갈등 관리 대화법

by jaha Kim

≪팀 리더의 대화 설계: 무섭게 성장하는 ‘유능한 리더’의 말하기 방법론≫

PART 2. 다른 리더와의 대화

2-2. 리더 간의 갈등 관리 대화법



우리는 ‘동료’와 싸우는가, ‘문제’와 싸우는가?


마케팅팀과 영업팀의 회의실. 고성이 오간다.


"마케팅팀이 주는 리드는 품질이 너무 낮아요!"

"영업팀의 클로징 능력이 부족한 거겠죠!"


이 익숙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동료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서로의 등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동료 리더와의 수평적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각자의 팀은 다른 목표(KPI)와 다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갈등 자체가 아니라, 갈등을 대하는 우리의 ‘시점’이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문제’가 아닌 ‘사람’을 공격한다. 동료를 ‘내 목표를 방해하는 적’으로 규정하는 순간, 대화는 이기거나 져야 하는 전쟁이 된다. 하지만 이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회사 전체의 패배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소모적인 전쟁을 멈추고, 함께 승리하는 길은 없는 걸까?




기억하라. 당신의 동료는 ‘적’이 아니라, 같은 편 ‘플레이어’다


축구 경기에서 같은 팀 공격수 둘이 서로에게 "왜 패스 안 해!"라며 싸운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이 진짜 이겨야 할 상대는 누구인가? 바로 골대 저편의 상대 팀이다.


유능한 리더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시선을 돌려 우리 모두의 ‘공동의 적’, 즉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리킨다. 마주 보고 싸우던 두 사람을 나란히 서게 하고, 저 멀리 있는 진짜 ‘문제’를 함께 바라보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수평적 갈등 해결의 첫걸음이다. ‘너와 나의 싸움’이라는 프레임을 ‘문제와 우리의 싸움’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왜 우리는 동료를 ‘적’으로 착각할까?: 내집단-외집단 편향


사회 심리학의 ‘내집단-외집단 편향(In-group/Out-group Bias)’은 이 현상을 명확히 설명한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 예: 우리 마케팅팀)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다른 집단(외집단, 예: 저쪽 영업팀)에 대해서는 배타적이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편향은 “우리 팀은 최선을 다했는데, 저 팀이 협조를 안 해줘서 문제야”라는 식의 사고로 이어진다. 동료 팀의 상황이나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상대로부터 찾는 것이다. 이 본능적인 편향을 인지하고 의식적으로 극복하지 않는 한, 우리는 영원히 동료가 아닌 ‘적’과 싸우게 될 것이다.




아폴로 13호,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협업


1970년, 달로 향하던 아폴로 13호의 산소 탱크가 폭발했다. NASA 지상 관제소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우주선 설계팀, 비행 관제팀, 생명 유지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들은 거대한 화이트보드에 단 하나의 ‘문제’를 적었다. “어떻게 하면 저 세 사람을 살아서 지구로 데려올 것인가?”


그 순간, 모든 팀의 ‘적’은 동료가 아닌, 눈앞의 ‘문제’가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넘어, 오직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지식과 자원을 한데 모았다.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실패’라 불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협업의 순간이다.




갈등을 ‘협력’으로 바꾸는 3단계 대화 설계


1단계: 사람과 문제를 분리하라

가장 먼저 할 일은 감정적인 비난을 멈추고, 문제 자체를 객관적인 언어로 정의하는 것이다. ‘당신 팀의 무능함’이 아니라, ‘우리의 1분기 영업이익률 5% 하락’이 문제다. 문제를 비인격적인 대상으로 규정하면, 이성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다.


2단계: 입장이 아닌 ‘이해관계’에 집중하라

상대방이 고수하는 주장(입장)이 아니라,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그 이면에 숨은 진짜 욕구(이해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예산을 삭감할 수 없다(입장)”고 말하는 팀장에게는, “팀원들의 성과를 지키고 싶은(이해관계)” 마음이 숨어있다. 상대의 이해관계를 먼저 인정해 주어야,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3단계: 상호 이익을 위한 ‘객관적 기준’을 찾아라

“내 의견이 맞다”, “네가 양보해라”는 식의 힘겨루기를 멈추고, 우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나 원칙을 논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과거 데이터, 업계 평균, 전문가 의견, 회사의 핵심 목표 등이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다.




‘적’과 싸우는 대화 vs ‘문제’와 싸우는 대화


[BAD] 마케팅팀장과 영업팀장이 리드 품질 문제로 충돌한다.


마케팅: “매번 리드가 나쁘다고만 하시는데, 제대로 클로징 하려는 노력은 해보셨나요?”

영업: “이런 리드 100개 줘봐야 소용없어요. 마케팅에서 예산을 엉뚱한 데 쓰시는 거 아닙니까?”

→ 서로의 ‘팀’과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한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GOOD] 두 팀장이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마케팅: “팀장님, 우리 둘 다 ‘매출 목표 달성’이라는 같은 배를 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의 공동 문제는 ‘MQL(마케팅 리드)에서 SQL(영업 리드)로 전환되는 비율이 업계 평균 대비 15% 낮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팀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뭘지 논의해봤으면 합니다.”

→ ‘우리’라는 프레임을 사용하고, ‘문제’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정의했다. 비난의 화살을 문제에게 돌려, 함께 해결책을 찾을 건설적인 대화의 판을 만들었다.




실천 체크: 갈등의 방향을 바꾸는 ‘프레임 전환’


Check 1. 나는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는가? (상대를 문제의 일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파트너로 프레이밍 했는가?)


Check 2. 나는 상대방의 ‘주장(입장)’이 아닌, ‘숨은 욕구(이해관계)’에 대해 질문했는가? (상대의 방어벽을 허물기 위해, 그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물었는가?)


Check 3. 나는 ‘누가 옳은지’가 아닌, ‘무엇이 옳은지’를 이야기했는가? (우리의 논의가 감정적인 힘겨루기가 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데이터나 원칙을 기준으로 제시했는가?)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유능한 리더는 동료와 싸워 이기지 않는다.
동료를 내 편으로 만들어, ‘문제’와 싸워 이긴다.


마주 보고 삿대질하던 손을 돌려, 나란히 서서 같은 문제를 가리킬 때, 비로소 진정한 협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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