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포커이야기] #5 영화 "Lucky you"

by 주안


You lead life like you play poker.

You play poker like you lead life.


영화 럭키유(Lucky you)에서 주인공 헉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충고를 건네면서 한 이야기이다.


그냥 의미 그대로 헉의 포커를 플레이하는 방식과 삶을 사는 방식이 일관된다는 뜻인지..

삶을 사는 방식이건 포커를 하는 방식이건 개선해야하는 뜻인지는 좀 아리송하다.


내가 나름 이해한 것은 아버지는 헉이 삶을 사는 방식이 너무 감정적이고, 모험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 헉이 이해하기 쉽게 그의 포커플레이를 예로 든 것 같다.


헉의 아버지는 WSOP에서 2번의 우승을 경험한 레전드이고, 헉에게 포커를 직접 가르쳤다.

헉은 한번도 아버지에게 이겨본 적이 없다고 말하지만,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신했다고 생각하며 그를 원망하고 어느순간부터는 가르침을 거부한다.

헉은 아버지와의 승부에 집착하며 에고를 부리며 몇번의 패배를 하며, 힘든 상황을 겪게되는데,

WSOP 메인의 파이널 테이블에서 승부를 양보함으로서 나름의 화해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포커를 잘 이해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하나도 없을 영화이긴하다.


반대로 좋아하고 잘 이해하고 있다면 헉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나름의 삶을 투영하며 큰 감명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프리미엄핸드가 들어오면 그냥 올인을 때려박아서 Value를 살리지 못한다거나

것샷이나 flush draw로 무리한 콜 혹은 올인 승부를 해서 올인을 당한다거나

후진 핸드로 자꾸 플랍을 보며 스택을 녹여 없앤다거나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컨디션으로 너무 오래동안 게임에 참여하여 실수를 저지른다거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쿨러, 배드빗에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주변을 불편하게 만든다거나

상대의 수준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자멸한다거나

모아니면 도 식의 겜블을 반복하면서 모든 결과를 운에 맡긴다거나

내 수준에 맞지않은 큰 게임에 참여한다거나


이러한 포커에서의 안좋은 모습들은 최근의 삶에서의 태도, 의사결정을 할때 스스로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올해 열흘 가까이 긴 시간을 내서 WSOP에 참가한 것은 나름 큰 결정이었다.


6번의 이벤트에 참가하여 3번의 머니인을 하였고, 그 중에 WSOP 메인과 함께 양대 메이져 대회인 Wynn summer classics championship에서 79등의 성적을 낸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레전드 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패트릭안토니우스라던가 이름은 기억안나지만 과거 WSOP메인 우승자와 이틀 내내 함께 플레이를 하며, 긴장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에 AK vs AK 프리플랍 올인 승부에서 상대가 원핸드 플러시가 메이드되며 2.17%의 확률로 탈락했지만, 이 또한 게임의 결과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항상 좋은 선택을 하려하지만 낮은 확률의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내가 WSOP를 경험하고 또 헉의 아버지의 가르침을 반추하며 나 자신의 포커플레이와 삶을 사는 방식을 고찰해보았다.


나는 포커플레이어로서 성장을 갈망한다.

나보다 수준이 높은 플레이어들과의 플레이를 즐기고, 자세를 낮추고 가르침을 청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다.

이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분명 언젠가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나는 흥미를 잃고 다른 성장할 거리를 찾아 나서게 될 것 같다.


과거에 딱 한번 모든 것을 쏟아부은 최선의 노력을 하고도 큰 좌절을 해본 적이 있다.

도모했던 일이 안된 적은 여러번 있지만,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기때문에 타격이 없었는데, 그 한번은 정말 최선을 다했기때문에 좌절의 데미지가 컸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되기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수개월간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대회를 준비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한 적이 있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시절인데, 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하이텔배 8강에서 떨어졌다.

8강에서 떨어진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함께 연습하던 사람들과 비교하며 열심히 해도 안되는게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닳았고, 한계를 직감했다.


첫번째 사업에서 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회사의 기업가치를 키우기위해 대규모 투자유치와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하였으나 원하던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큰 성공을 거둔 선배 창업가들의 길을 나도 가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능력의 한계를 느꼈던 것 같다.

회사를 매각하고 다시 창업을 하여 그 전보다는 좀더 멀리 가보았지만, 또 다시 한번 한계를 느끼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포커이야기] #4 장기고수에게 배운 이기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