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안 May 07. 2024

스타트업삼국지 #2 관우와 장비

공명은 처음부터 관우와 장비의 텃세에 고생했다.


관우는 실력이 출중한 개발자였지만 정말 함께 일하기 피곤한 스타일이었다. 

첫 출근날부터 경력이 어쩌고, 실무가 어쩌고,하며 애송이 취급을 했다. 

업무를 요청하면 이 사람은 일이 하기 싫은가 생각이 들 정도로 왜 해야하는지를 꼬치꼬치 묻고, 그 시점에 중요하지않은 디테일한 설계와 예외 사항에 대한 처리 방법등을 자세히 요구했다.

급기야 요청한 업무를 수행했는데 성과가 나지않으면 어떻게 할거냐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장비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었다.

술을 너무 좋아했는데, 퇴근 이후에 집에가려는 직원들을 잡아세워 과음을 하게 만들어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곤 했다.

냄새나는 티셔츠를 세탁도 안하고 여러날을 입고, 발냄새가 심해 여직원들의 민원이 심했다. 공명은 업무시간의 상당을 할애하여 장비가 만들어내는 민원처리에 보내곤했다.


관우와 장비는 유비의 지시는 그럭저럭 잘들었다. 공명도 어쩔수없이 직접 업무요청을 하기보다는 유비에게 의지하는일이 많아지다보니 원하는 만큼 일이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두사람의 능력은 대단했다. 다른 개발자들이 몇개월동안 해결하지 못한 버그를 단 하루만에 잡아내기도 했고, 몇개월은 걸릴거라는 코딩을 단 일주일만에 처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관우가 대형사고를 쳤다. 

손권회사랑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던 중이었는데, 중요한 기밀을 관우가 실수로 경쟁사인 조조회사에 유출하고말았다. 

사실 공명은 관우가 과거 조조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보니 친한 사람들이 많은게 걱정되어 프로젝트에서 배제하려했었다. 

그런데 관우 본인이 똥고집을 부려 참여했던 것인데 우려했던 일이 너무 쉽게 벌어졌다.


공명으로서는 혼신의 힘을 다한 첫 대형프로젝트였고, 별 볼일없던 주유의 갑질에 눈물을 흘릴만큼 고생했었는데 관우의 삽질로 프로젝트의 성과가 반이하로 줄어들자 빡이 제대로쳤다.


공명은 유비를 찾아가 관우의 징계를 요청했지만, 유비는 관우를 싸고 돌고 다른사람들은 침묵했다.

마침 프로젝트 초기에 공명이 했던 영혼의 PT와 동남풍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인상깊었는지 조조회사와 손권회사에서는 측에서 파격적인 스카웃제의도 들어오자 섭섭함, 원망, 자신감, 분노 등의 다양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유비는 미안했는지 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였고 공명은 결국 유비회사에 남기로했다, 


공명은 사실 관우의 진심어린 사과와 자신에 대한 인정을 바랬다. 그러나 관우는 이미 유비의 용서를 받았으니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너가 어쩔거냐는식으로 성의없는 태도로 미안하다고 짧게 말할 뿐이었다.


아마 이때부터였던것같다. 공명과 관우의 틈이 크게 벌어지기시작한것은, 


공명은 중요한 어젠다를 논의하는 자리에 관우를 배제하곤했고, 관우에게로 가는 정보를 통제하여 은따를 만들었다.


조운과 유독 친하게 지냈는데, 조운의 성과를 관우와 비교하여 추켜세웠고 은근히 두사람의 대우가 차이가 크다는 말을 흘려 불만을 가지게 만들었다. 


장비에게는 겉으로만 매우 잘해줬다. 꼴보기 싫긴해도 필요한 사람이고 둘다 적대하기는 불편했기때문이다. 장비는 사소하면서도 지저분한 이슈를 끊임없이 만들어냈는데, 장비 앞에서는 감싸주는 척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장비이 초기멤버라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해 다른 사람들과의 골을 깊게 만들어 장비를 고립시켰다.


이렇게 조직의 분열이 조용히 일어나고있을때, 유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몰랐을까? 알고도 냅두었던걸까? 아니면 해결하기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있었을까?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삼국지 #1 제갈공명은 CFO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