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5집 Sea side
임재범 5집 Sea side
작사가의 길을 걷다가 슬럼프에 빠져 잠시 한양대에서 조그만 술집(cubar)을 할 때였습니다.
글도 쓰고 싶지 않았고 -(사실 쓰지 못했던 것 )- 작사라는 것에서 도망치던 시간이었죠...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이었어요.
그때 작곡가 최남욱한테 곡을 써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난 쓰지 못할 것 같다고 자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꼭 써야 한다고 쓸 수 있다고 말해주었어요.
누군가 날 믿어주니까 안 쓸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평생 꼭 작업해보고 싶었던 임재범형님의 곡을 쓰게 되었어요.
가족을 이루고 살다 보니 현실이라는 게 녹록지 않더군요
늘 제작자들이 요구하는 건 히트곡을 염두에 두고 가사를 부탁하니까 거의 사랑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어요
하지만 부탁받은 곡은 타이틀곡도 아니었고
서정적이지만 기승전결로 이루어진 기복이 심한 구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랑이야기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삶에 지치고 외롭고 힘들 때 바다를 향해가는 이유는
길에 끝이 있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끝에서 뒤돌면 다시 길이 나온다는 그래도 아프게 희망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어요.
작사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아 포기하려던 때마다 늘 주위의 좋은 친구들의 도움덕에 이렇게 작사를 하나 봅니다.
이 노래를 오랜만에 우연히 듣다가 그 시절의 내 마음이 떠올라서요 혹시 방황에 길에 서 있다면 이 노래 들으며 쉬어가길 바라요......
p.s 지금껏 작사를 하면서 발음은 신경 쓰지 말고 맘대로 써도 된다는 가수는 처음 만나봐서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임재범 - Seaside
오늘 내 앞을 가로막아 선
바다를 또 바라보면서
거친 저 파도에게 물어보리라
어디로 난 가야 하냐고
끝은 또 다른 시작이겠지
뒤돌아 가야 하겠지
멀고도 먼 삶의 여정 속에서
잠시 길을 잃어버렸어
이제 나 다시 시작하려 해
용기 내 보려 해
지금 모든 게 끝난다 해도
부끄럽지 않도록
찢겨 쓰러진 가슴속에도
계절은 또 돌아오겠지
시작도 끝도 알 수 없지만
사는 그동안에
내가 선택했던 이 길을
후회해 본 적 없기에
언젠가 나도 알게 되겠지
진정 삶이 주는 의미를
어리석은 나를 용서하면서
웃는 법을 배우고 싶어
다시 시작하려 해
다시 돌아가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