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아이 서울 유 (I SEOUL U) , 다이다믹 부산 (DYNAMIC Busan), 컬러풀 대구 (Colorful Daegu), 온리 제주 (ONLY JEJU) 등 나라별 혹은 각 지역별로 저마다의 브랜드를 나타내 주는 슬로건이 있다. 인도는 바로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 이보다 더 인도를 잘 나타내 주는 말을 없을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인도가 좋다며 무작정 델리로 떠났다. 2년 동안 한국 회사의 뉴델리지부에서 일하며 아침에는 오토릭샤(Auto-rickshaw, 태국에서 볼 수 있는 툭툭과 같다)를 타고 출근하고, 일이 마치면 인도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을 했다. 주말이면 인도 미술과 인도 춤을 배우겠다고 빠릿빠릿 돌아다녔고 연차에는 다른 나라가 아닌 인도의 북쪽으로 남쪽으로 여행했다. 집 밖으로 나오면 '외국인 + 여자'라는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감각들을 곤두서며 돌아다녀야 했지만, 2년 뒤에는 수많은 인도 남정네의 시선으로부터 당당히 " 뭘 봐 인마"라고 힌디어로 말할 수 있는 배짱이 생겼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와 내가 인도에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만큼 흐릿해져 가는 인도의 풍경과 냄새들. 그 기억들을 붙잡아 글을 남기고자 한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그때의 감각을 동원하고자 오래된 사진첩을 열고 노트 메모장을 열어보겠지. 김종욱 찾기에서 '지우(임수정)'가 인도에서 만난 김종욱을 그리워할 때마다 열어보았던 다이어리처럼, 나도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내 추억을 회상하며 그 기록들을 풀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