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설계
29화. 서울·부산·광주, 지자체별 맞춤형 출산정책
―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설계
스웨덴 남부 도시 말뫼(Malmö).
2025년 현재 말뫼시는 매년 2억 8,100만 유로(약 4,100억 원)를 보육 예산에 투입한다.
3~5세 모든 아동에게 포용적 조기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말뫼는 이민자 배경을 가진 주민이 약 50%에 달한다.
스톡홀름은 15% 수준이다.
지역이 다르면 정책도 달라야 한다.
말뫼는 이민자 가정을 위한 맞춤형 어린이집과 오픈 프리스쿨을 적극 운영한다.
부모에게 스웨덴어를 가르치면서 아이를 돌보고,
문화 중개자(bridge-builder)를 고용해
가정 방문과 정보 제공을 한다.
스톡홀름 인근 보트키르카(Botkyrka) 지자체는 또 다른 방식을 택했다.
보육교사 채용 시 스웨덴어 능력 시험을 의무화했다.
이민자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언어 교육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키루나(Kiruna) 같은 북부 광산 도시는
인구 밀도가 낮아 소규모 어린이집과 이동식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같은 스웨덴이지만 지역마다 정책이 다르다.
지역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전국 290개 지자체가 의무 실시
2023년, 스웨덴 정부는 획기적인 결정을 내렸다.
전국 290개 모든 지자체(kommun)가
이민자 가정 대상 보육 아웃리치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내용은 세 가지다:
1. 보육 자리 사전 예약 (최소 1개월)
2. 적격 아동 가정에 자동 등록 제안서 발송
3. 다언어 정보 캠페인 (8개 언어)
2025년 스웨덴 노동시장연구소(IFAU) 평가 결과,
이 정책으로 이민자 가정 아동의 보육 등록률이 5%p 상승했다(29%→34%, 17% 증가).
핵심은 정보가 아니라 행정 장벽 제거였다.
신청서를 쓰지 않아도, 보육원을 찾지 않아도,
지자체가 먼저 자리를 예약하고 편지를 보낸다.
지역이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산된다.
일부 지자체의 실험이 효과를 입증하자,
2023년 법으로 전국 의무화된 것이다.
스웨덴의 핵심은 '중앙은 재정, 지자체는 설계와 실행'
스웨덴 시스템의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중앙 정부는 재정 지원과 기본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290개 지자체가 각자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한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은 전체 정부 지출의 50% 이상을 지자체가 집행한다.
OECD 평균(15%)의 3배가 넘는다.
덴마크(64%), 핀란드(41%)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지방분권 국가다.
스웨덴 연구는 지자체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 개척형(Frontier): 시골 지역, 사립 거의 없음, 최소 규제, 협력적 감독
- 관리형(Keeper): 중형 도시, 공공-사립 균형 유지, 엄격한 규칙과 수수료
- 지원형(Endorser): 대도시, 사립 적극 육성, 통합 선택 시스템, 체계적 감독
같은 나라 안에서도 290개 지자체가 290가지 방식으로 움직인다.
2025년 현재 스웨덴에는 529개의 오픈 프리스쿨이 운영 중이며,
290개 지자체 중 220개가 오픈 프리스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서울·부산·광주의 현실
서울의 문제는 고비용이다.
서울의 특징은 주거비가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것이다.
2025년 12월 기준, 서울 59㎡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억 5,000만 원으로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다.
부산 평균 5억 5,000만 원의 약 2배다.
젊은 부부들은 "집값 때문에 아이를 못 낳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서울의 우선순위는 주거 부담 완화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정책이 필요하다:
1. 신혼부부 공공임대를 현재 2만 호에서 10만 호로 확대
2. 자녀 1명당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
3. 다자녀 가구에게 LH 주택을 우선 배정 (3자녀 이상 100%)
비용은 연간 5조 원이다.
서울시 2025년 확정 예산 48조 1,144억 원의 10%로 가능하다.
부산의 문제는 일자리다
부산의 특징은 20~30대 청년이 서울로 떠난다는 것이다.
2025년 1~2분기 순유출 인구는 7,078명이고,
청년층(20~30대) 순유출률은 1.06%에서 1.23%로 증가했다.
부산일보는 "최근 7년간 부산에서 6만 1,000여 명의 청년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2025년 말 현재도 이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 평균 연봉은 약 5,100만 원 수준으로,
서울 5,200만 원보다 약간 낮다.
하지만 주거비 차이를 고려해도 청년들은 서울로 향한다.
일자리가 없으면 결혼도 출산도 없다.
그래서 부산의 우선순위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정책이 필요하다:
1. 공공기관 부산 이전을 30개로 확대
2. 청년 창업 지원금을 연 1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확대
3. 지역 기업이 청년을 고용하면 1인당 월 50만 원을 3년간 보조
목표는 5년간 양질의 일자리 5만 개 창출이다.
부산시 2026년 예산안은 17조 9,330억 원으로,
이 중 일반회계는 14조 4,064억 원이다.
광주의 문제는 공동체를 시스템으로 못 만드는 것이다
광주의 특징은 전통적 공동체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광주 합계출산율은 0.70명이다.
서울(0.58명)보다 높지만 여전히 낮다.
2025년 9월부터 광주는 출생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1% 증가하며 특·광역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공동체는 있지만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의 우선순위는 공동체 기반 육아 시스템 구축이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정책이 필요하다:
1. 동네별로 '공동육아 센터'를 100개 설립
2. 육아 품앗이 활동에 1회당 5만 원을 지원
3. 조부모가 육아에 참여하면 월 50만 원을 지원
목표는 "마을이 함께 키운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 개 도시는 세 가지 우선순위를 가진다
서울의 우선순위는 주거 부담 완화다.
1. 신혼부부 공공임대 10만 호
2. 전세자금 대출 한도 2배 확대
3. 다자녀 가구 주택 우선 배정
부산의 우선순위는 일자리 창출이다.
1. 공공기관 30개 이전
2. 청년 창업 지원금 3배 확대
3. 지역 기업 청년 고용 보조
광주의 우선순위는 공동체 기반 육아다.
1. 공동육아 센터 100개
2. 육아 품앗이 지원
3. 조부모 육아 참여 지원
같은 목표지만 다른 방법이다. 맞춤형 정책이다.
한국도 가능하다: 지자체가 희망이다
중앙 정부는 느리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
하지만 지자체는 빠르고 유연하다.
스웨덴이 그랬다.
1970년대 일부 지자체가 먼저 시작했고,
1990년대 전국으로 확산됐고,
2023년에는 법으로 의무화됐다.
서울과 부산과 광주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중앙 정부를 기다릴 필요 없다.
지역이 먼저 성공 사례를 만들면 된다.
2025년 부산시가 독자적으로 "출산 및 양육 지원 종합 계획"을 발표한 것처럼,
지자체가 주도할 수 있다.
해결책은 중앙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되,
지자체가 정책을 설계하게 하는 것이다.
스웨덴 방식이다.
2025년, 스웨덴은 계속 진화한다
2025년 9월, 스웨덴은 새로운 교사 전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동 시기, 스웨덴 정부는 2026년 예산안에서 보육비 추가 인하를 발표했다.
2025년 12월, "의무 언어 프리스쿨" 도입을 위한 조사 보고서가 제출될 예정이다.
50년 전 시작한 스웨덴의 실험은 2025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역이 먼저 움직이고,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산하고,
효과가 입증되면 법으로 의무화한다.
한국도 똑같이 할 수 있다.
다음 화 예고
2035년.
우리 아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
30화는 최종화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스웨덴 : 아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나라]
한국의 선택
4부 5화. 29화. 서울·부산·광주, 지자체별 맞춤형 출산정책
(이 글은 서울시 저출산 대응 종합계획(2024, 2025), 부산시 2025 출산 및 양육 지원 종합계획(2025), 광주시 출산 장려 정책 현황(2024, 2025), KB국민은행 전국 주택 가격 동향(2025.12), 통계청 "2025년 1분기·2분기 동남권 인구이동통계"(2025.05, 2025.08), 부산일보 "최근 7년간 경남·경북·부산 청년인구 최다 유출"(2025.11.13), 연합뉴스 "2분기 부산서 3천704명 순유출…청년 순유출률 높아져"(2025.08.04), 노컷뉴스 "광주 출생률 회복세 지속"(2025.12.03), 서울시 예산(2025), 부산시 예산(2025), 경향신문 "2025년 서울시 예산안 48조1144억원"(2024.12.13), 부산일보 "부산시 내년 예산 17조"(2025.11.11), 조선일보 "서울 59㎡ 아파트 10억 시대"(2025.10.13), KB부동산 데이터허브(2025.12.15), IFAU "Increasing participation in preschool"(2025.11), Eurydice "National reforms in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 Sweden"(2025), Swedish Government "A budget for hard-working people"(2025.09), OECD "Public Governance Monitor of Sweden"(2023), Statistics Sweden(SCB) "Counties and municipalities"(2025), Inclusive Cities for All "Malmö pledge"(2025), DJI "Swedish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ECEC) and Integration"(2024), Nordic Welfare Centre "Open preschools as a pathway"(2025), Taylor & Francis "The local market makers: Swedish municipalities as preschool quasi-market organisers"(2023), Taylor & Francis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policy change in Finland and Sweden"(2022), Committee of the Regions (CoR Europe) "Sweden Fiscal Powers"(2024) 등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