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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한자몽커피 Nov 20. 2024

나는 왜 선민의식을 싫어하는가?

동정은 도움이 아니라 교만이 될 때가 많다. 선민의식은 그 결정체이고.

- 원글 (2024년 10월 13일 작성)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BE8R9xONEJ (본글)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BE8SivOTKU (댓글)


(주: 이 글을 쓰고 몇몇 스레더들이 나를 차단했다. 찔린건지, 듣기 싫은건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이쯤되면 내가 선민의식을 왜 싫어하는지 설명할 때가 된 것 같다.

Long story short - 나도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저찌 학위와 취업을 동시에 끝냈던 어느 봄. 입사한지 몇 달 되지 않았을 때였다.

흔히 특정 색깔 피가 흐른다고 하는 그 시기에 나는 너무나 자만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보며 '너가 노력을 안해서 여기까지 못올라온거야' 하면서 그 사람들의 레벨을 임의로 결정하던 교만함.

그런데 다행인 것은 그 생각이 금방 깨졌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스스로 '너가 뭐라고 그 사람들을 판단하냐?'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각자 나름대로의 재능으로 최선을 향해 가는데, 내가 뭐라고 그걸 멋대로 재단했나 싶어서 스스로에게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다시는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보지 않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이렇게 스스로 부끄러워해본 경험이 있기에, 이후에 나는 다른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 극도로 경계하고 멀리하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그저 과거의 내가 그랬던게 계속 떠올라서 너무 부끄럽다.


사실 선민 의식과 선한 영향력은 한 끝 차이다.

동정으로 내가 다른 사람들을 불쌍하다고 돕는 것인가, 아니면 그러한 생각 없이도 내 존재 자체가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가.

내가 어떤 글에서 본 것은 분명 동정이었다. (분명 나만 느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스레드에서 아쉬울게 없어서 그냥 이런 생각도 딱히 필터링 없이 막 표현을 하는 거 같다. 내가 만약 이미지메이킹을 해야됐다거나, 누군가의 영향력이 내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였다먼 이런 말도 못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포스코의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문구를 매우 좋아한다.

(떠드는 것도 물론 중요한 스킬이라고는 하지만) 소리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없다면, 과연 그 떠듬은 얼마나 진심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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