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혜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전문직 커뮤니티를 준비하는 팀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어떻게 만들어진 팀인지 궁금해 물어보니
10년 차 회계사와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하던 친구 둘이
단조로운 직장생활에 숨구멍을 내기 위해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 라고 한다.
돈을 벌어야 하니 직장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 아찔한데
그렇다고 당장 창업을 할 수는 없던 차에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건강하게 공유하는" 공론의 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런 그들의 생각에 친구의 친구들이 모여들면서
스텔스 모드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창업 모드로 진화 중이라고 한다.
외설적이고도, 무례한 내용들로 도배되고 있는 블라인드를 보면서
과연 건강한 직장인들의 커뮤니티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는 친구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학교와 부모님이 정해준 룰에 잘 따라 살아온 사람들은
그냥저냥 주어진 일을 하면서 먹고사는 삶을 살아간다.
그런 삶을 10년쯤 거치고 나면 스멀스멀 다른 욕망이 생겨난다.
지금의 안정감이 그리 지속가능하다는 현실 인식과 함께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하나" 싶은 아쉬움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정해진 답은 없다. 나만의 답을 찾아야할 뿐.
어제는 아끼는 후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로 출근하게 되었다고.
헌데, 새로운 선택지는 너무도 그에게 딱맞는 드림잡 이었다.
그의 새로운 선택지를 듣는 순간 얼마나 기쁘던지....
사실, 후배가 늘 속해있던 영역을 떠나
새로운 분야로 첫 발을 내딛게 된 과정에는 나의 넛지가 있었다.
나의 넛지와 좋은 우연 덕분에 그는 일반적인 선택지 대신 새로운 행성을 선택했고,
드디어 그간의 경험들을 꽃피울 수 있는 환경에 닿게 되었다. 나이 40에.
그가 새롭게 닿은 곳은
그에게도, 회사에게도, 그가 함께 하게 될 리더에게도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우리는
네가 여기 닿으려고 15년 동안 경험을 쌓은 거였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오늘에 이르게 된 그의 성과를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 모두에게 큰 소리로
000가 000에서 000랑 일하게 되었어요
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나에게 맞는 환경에서, 나에게 맞는 일을 하면
같은 노력을 하더라도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같은 돈을 2% 이자를 주는 예금에 넣어두는 것과
20% 이자를 주는 예금금에 넣어두는 것 과의 차이처럼.
내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의 일상은
비록 일이 주는 힘겨움과 고통이 있을지라도
기쁨과 설렘이 함께 한다.
이 다혜 작가의 책, "내일을 위한 내 일"은
내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 일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서로가 하는 일이 다른만큼,
일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와 생각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그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인터뷰이는 정세랑 작가였다.
그의 인터뷰를 살펴보니 그의 작품이 내게 특별한 매력을 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소설가가 되는 것과
소설가로 먹고사는 것 사이에는 넓은 틈이 있다.
그로부터 소설가로 '잘' 먹고사는 데까지는
행성과 행성 사이만큼의 간극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모두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다른 사람의 업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고,
나 자신도 안 해치고 타인도 안 해치면서 예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편집자로서 얻은 제일 큰 교훈입니다."
"어떤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잘못했으면 화를 내야 하는데,
실수면 그냥 넘어가야 한다는 것,
일부러 그런 게 아니면 수습하는데 시간을 쓰는 편이 낫다.
편집자로 일하면서 그걸 구분하는 감각이 생긴 것 같아요."
오늘도
내일을 위한 내 일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고분군투하는 우리 모두를 위해,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