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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라는 열차에 탑승하는 방법

우리 삶에 머물렀던 혹은 아직 찾아오지 않은 기회에 관한 이야기

by 김장호

오늘은 오랜만에 내 방 책상에 앉아 오래전 써놓은 글들을 펼쳐보았다. 그저 나 자신에게 털어놓는 기록이라여겼기에, 누구에게 보여줄 일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글들이었다. 차곡차곡 쌓인 페이지 속엔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찰나의 행복들이 뒤섞여 있었다.


요즘 주변에 취업 준비라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 친구들이 왕왕 보인다. 연락을 받고 술 한잔을 기울이며 고민을 나누기도 하지만, 솔직히 내가 건넬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 나 역시 똑같은 과정을 경험했고, 그 막연한 불안감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했기에 섣부른 조언보다는 그저 공감과 위로의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겪었던 그 시간들을 담아놓은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으나마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나의 막연함도 결국 지나갔듯, 어쩌면 지금 누군가의 힘겨운 하루에도 작은 공감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과거의 나를 위로했던 짧은 글 한 편을 꺼내어 나누어 보려 한다.



24년 2월의 어느날


요즘은 취업을 준비하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채용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고, 지원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새 출발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무료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과 불안에 사로잡혀 하루를 그냥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일상의 반복에 지친 마음이 들던 어느 날, 유튜브 쇼츠를 보다 우연히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를 보았다. 과거 ‘서준맘’이라는 캐릭터로 성공하는 데 있어서 노력과 운에 의한 성공 비율을 물었고, 박세미 님은 "노력도 있지만 운이 70~80%"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정형돈 님이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저도 뭐 주제넘게 한 말씀드리자면, 운이 좋아서 서준맘이 뜬 게 아니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시기가 온 거예요.
기회라는 열차는 언제든 우리의 주위에 돌고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 기회라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 그 티켓을 무엇으로 하느냐, 지금 노력하고 있느냐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근데 꾸준히 노력하셨기 때문에 기회라는 열차를 탈 수 있는 티켓을 쥐신 것 같아요.”

그렇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기회를 마주한다. 그러나 그 기회의 실체를 뚜렷하게 알아채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흔히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공이 보장된 미래가 그려질 때, 그 순간을 기회라고 여기지만 사실 보장된 미래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찾아온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그 순간을 놓치기도 한다.


우리에게 찾아온 혹은 앞으로 찾아올 기회의 순간을 뚜렷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난 없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자가 아니라면 그것이 앞으로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기회라는 것을 아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불가능하기에 우리가 과거를 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 순간들이 떠오르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지 운에 기대어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 또한 아니다. 정형돈 님이 말한 것과 같이 우리는 기회라는 열차에 타기 위해 현재의 삶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당장 우리 눈에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노력의 반복은 때때로 우리에게 보장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온다. 이러한 두려움이라는 안개가 기회를 가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순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안개를 거두고 기회를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게 하는 것, 기회라는 열차가 찾아왔을 때 놓치지 않고 곧바로 탈 수 있는 티켓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노력’인 것 같다.


혹시 나와 같이 지친 마음이 드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우리의 노력이 언젠가는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 믿고, 오늘의 노력이 내일의 기회를 불러올 것임을 나와 함께 다짐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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