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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Jun 02. 2024

토요일 오전 케렌시아

언양성당





 이제 조금 울산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언양에는 멋진 장소가 많다. 안 가본 곳이라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는 바닷가보다는 언덕 위에 있는 것들이 편하고 안정감을 준다. 건물이나 찻집이나 어떤 것들도 그렇다. 볼일을 보러 가던 길에 들렀던 ‘언양성당’이  너무 좋았다.

오래전 마카오에 가서 보았던 작은 성당과 흡사 너무 닮았었다. 네이버 검색으로 찾다가 포기했지만 내 기억 속에 또렷하게 저장되어 있는 언덕배기 그 성당이 기억났다. 비할바 아니게 우리는 성당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석조건물에서 보여지는 단단함과 세련됨으로 위용(偉容)을 과시했다. 근사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운전석 자리를 맞추면서 내리다가 시야 옆쪽 어디에서 뾰족탑이 눈에 들어왔다. 궁궐의 그 느낌과는 또 다른 품격의 건물.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많이 봤던 그 성당과는 사뭇 다른, 꽉 찬 역사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의 무엇이 탕'하고 뇌리를 스친다. 한 발짝 지나면 신부님의 묘비가 있고 두 발짝 지나고 나면 동상이 있고 오밀조밀하다 못해 복잡하기까지 한 잔디 위 배열 위치가 정스럽고 벅찬 느낌으로 와닿았다.


언양성당 사제관

언양성당과 함께 1927년에 건립된 건물이다. 성당 건물과 함께 일제 강점기 천주교 건축물의 대표적인 사례 성당과 함께 천주교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성당과 유사한 서양식 건축 양식을 적용했고 2층 건물로 구성되어 있어서 작지만 눈에 띄었다. 엉뚱하게 지붕색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언양성당과 사제관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뒷쪽에서 본 건물

 너무 아름다웠다.


건물 측면에서 뒷쪽 성모상 가는 길

 

오랜 세월이 다져 준 기록, 그리고 이야기들. 멋진 공간을 알게 되어 행복했다. 

토요일은 어디론가 가야한다.





4번이 말했다.

"큰언니는 평범한 공간을 비범하게 하는 능력이 있어"

나의 뒤통수를 무한 이쁘게 찍어대는 3번이 덧붙어 말했다.

"그러니까 피곤해도 따라 다니지......"

그래서 나는 또 행복했다.




#언양성당

#서양식석조건물

#어른의토요일

#장작가의케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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