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던 내 자신을 흘끗 보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메일에 내심 기뻤다.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았고 나와 같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설렜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내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렛 미 인트로듀스 마이 셀프!! 민나 요로시쿠!!' 같이 바람의 전학생 같은 소개보다는 네임에 걸맞게 나를 흘끗 보는(Glance) 소개를 하겠다.
사정상 나를 밝히는 데 제한이 있다. 사실 글을 쓸 처지는 아니다. 당분간 글을 쓰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쓰게 되었다. 그래도 글쓰기가 담배는 아니니까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 게 다행이다.
'나는 누구야!'라고 대놓고 어필하진 않겠지만 앞으로 글을 쓰면서 그 글 속에 들어있는 신상 정보 조각들이 모이다 보면 결국 내 정체가 탄로가 날 것이다. 내가 조절을 잘해야겠다. 한 2,000편 정도 쓰면 내가 누군지 드러나게 글을 쓰겠다.
수능 영단어 책에서 정말 흘끗 보고 말았을 것 같은 이 단어(뜻이 정말 '흘끗 봄'이다.)는 내가 기타리스트로 소속되어있는 밴드 이름이기도 하다. 원래 'Glance Down'이라는 자작곡에서 따왔고 이 곡의 제목은 아마 나도 모르게 수능 영단어 책을 찾아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영단어 책에서 나오니까.
그런데 이 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 몰랐다. 어떠한 걸 흘끗 쳐다본다는 것은 무관심일 수도 있고 '똑바로 보기 싫지만 그래도 조금은 확인해야지' 하는 애씀에서 나올 수도 있다. 나는 아마 전자의 느낌을 바탕으로 글을 더 많이 쓸 것이다. 보기 싫은 걸 글써서 또 보기 싫으니까.
나는 우리가 평소에 무관심했던 것, 가볍게 생각했던 것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흘끗 봄으로써 색다르게 표현하겠다.
내가 남들보다 잡다하게 좋아하는 게 많다. 알고 있는 지식이 바다보다 넓지만 그 깊이는 샬레에 담긴 물보다 얇다. 적어도 각 분야마다의 오덕후들이 열광하는 무언가에 나도 빠져본 적이 있다. 지금 미쳐있는 건 원펀맨, 빅뱅이론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굉장히 따라가고 싶어한다.
내가 운영했던 (지금은 다른 사람이 운영) 모임의 이름이다.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다. 내 기억으로는 대학학교 장학제도 '근로장학생'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으로 안다.
2년 전, 기자를 준비하던 후배가 만든 모임에 덜컥 들어가게 되었다.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주제를 놓고 글을 써서 올리는 방식이다. 신문 사설,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글들이 올라 온다. '추위'라는 주제가 주어지면 '너무 추워 너의 주머니에 내 손을 넣고 싶었어', '춥지만 따뜻하게 남은 우리들의 마음'같은 따뜻한 글이 있는 반면, '이놈의 시베리아 대륙!!', '추워 죽겠는데 출근하기 싫어!!'라며 분노를 풀어내는 속사포 랩같은 글이 있다. 두 음절밖에 안되는 주제어 하에 이렇게 재밌는 생각들이 피어오른다. 기회가 된다면 정기적으로 우리 모임 멤버들의 글들 나의 브런치에 소개해주고 싶다.
글에 댓글이 달리는 것만큼 기분이 좋은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댓글을 달아주고 받고 싶다. 모든 사람들의 글에는 반드시 내가 배울 점이 있고 느끼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또한, 내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움을 접했으면 좋겠다.
조금 더 나를 소개해보고 싶지만 앞으로 글을 쓰면서 많이 소개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 하는 게 적정선인 것 같다. 미리 말하고 싶다. 내 글을 봐주는 사람들에게 우선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럼 '민나 요로시쿠!!'